경제일반

K배터리, '테슬라 효과' 커진다 [소부장박대리]

김도현
- 테슬라, 자체 배터리 공장 설립…韓 협력사 접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테슬라가 배터리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는 가운데 내재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소재·장비 업체까지 ‘테슬라 특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테슬라 실무진이 한국을 찾아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

현재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BYD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테슬라는 협력사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이미 중국 궈쉬안과 일부 거래를 텄고 다음 상대로는 삼성SDI가 꼽힌다.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에 활용되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삼성SDI는 원통형 분야에서 전통적인 강자다. 충남 천안사업장에 차세대 제품인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갖추고 있다. 상반기 설비 셋업을 마치고 가동 시작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테슬라 방한에서 삼성 쪽을 만나는 일정이 있던 것으로 안다. 반도체, 카메라 등 여러 부문에서 협력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2차전지 협업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향후 배터리 공급난 및 협상력 강화 등을 위한 움직임이다. 미국 텍사스, 독일 베를린 등 기가팩토리에는 배터리 공장도 들어선다. 앞서 배터리 스타트업 실라이온, 스프링파워 등을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한 바 있다.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게 되면서 소재 업체 등과도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엘앤에프와 양극재 직거래한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양사는 지난 2월 3조8347억원 규모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동박을 제작하는 솔루스첨단소재도 테슬라에 직납하기로 했다.

이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화학(양극재), SK넥실리스(동박),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등 담당자들과 회동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간접적으로 테슬라와 관계가 있던 곳들이다.

토종 장비업체도 기회를 포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보마그네틱 등은 테슬라에 이미 설비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와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덕분에 테슬라에서도 한국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테슬라 수주 물량이 증대되고 삼성SDI가 합류하게 된다면 수혜 기업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파나소닉 역시 국내 협력사와 손잡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신규 업체가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할 수도 있다.

배터리 장비업체 A사 대표는 “이번 건을 제외하더라도 테슬라 측과 국내 기업이 교감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영업 기밀상 공개되지 않는 케이스가 꽤 된다”면서 “소재와 장비를 다루는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배터리 회사에 더해 완성차업체까지 고객으로 맞이하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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