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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계약부터 AI까지…네이버웹툰이 요즘 이슈에 대처하는 법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웹툰·웹소설 시장이 나날이 커지면서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온갖 잡음과 함께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비롯해 이슈 중심에 선 플랫폼들은 콘텐츠 불공정 계약 논란부터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등 업계를 달군 여러 이슈에 다방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PPS(Page Profit Share) 1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최근 콘텐츠 업계를 둘러싼 각종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불공정 계약 논란 해당 안 돼…당당한 네이버=최근 업계 내 주요 화두는 작가와 플랫폼 간 2차 저작물 계약에 대한 문제다.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故)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법정 공방을 벌이던 도중 별세한 것을 계기로 해당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네이버웹툰도 지난 2018년 플랫폼업계에 불거진 불공정 계약 문제에 휘말린 전적이 있다.

김준구 대표는 2018년 이후 어떤 개선 노력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해명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감사하다”며 “수많은 업체가 지적받았지만, 사실 네이버웹툰은 해당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김 대표가 자신 있게 문제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네이버웹툰 사례가 불공정 계약 문제 핵심으로 꼽히는 2차 저작물 권리 침해 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네이버웹툰이 비판받은 부분은 번역한 콘텐츠를 서비스했을 때 해당 커스터마이징 콘텐츠에 대한 사용권이 회사 측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 대표는 “번역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웹툰이 인풋을 넣었기에 그에 대한 수익을 나누는 구조였지, 작가 동의 없이 원작을 활용해 2차 사업을 한다거나 작가 수익을 침해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단, 네이버웹툰은 취지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는 조항을 공정위 조사 후 즉시 조치했다.

네이버웹툰은 판권 계약이나 굿즈 제작 등 2차 사업을 진행할 때 작가와 업체 간 개별 계약을 진행한다. 즉, 작가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2차 사업 자체를 벌일 수 없는 구조다.

◆네이버웹툰 작가 가운데 직계약 외 CP 계약이 늘어난 이유=2차 저작물 계약 논란 외에도 작가와 플랫폼 혹은 CP 간 계약 조건 자체에 대해서도 업계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작가가 플랫폼과 직접 계약을 진행하는 직계약보다 콘텐츠 프로바이더(CP)를 낀 계약 구조가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작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CP 계약보다 플랫폼과의 계약을 선호한다.

지난해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이 발표한 ‘웹툰 창작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웹툰 작가들의 88.3%는 작품 계약 때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P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11.7%로,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CP 대비 8~9배 높은 셈이다.

대부분 작가가 CP 계약보다 직계약을 선호하는 이유는 작가와 CP사 간 계약 관계가 상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플랫폼보다 정산 문제 등 복잡한 이슈가 나타나기 쉬워서다. 김효용 한성대 교수도 작년에 개최된 ‘웹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CP들을 분석해 보니, 플랫폼과 수익배분보다 작가와 배분 측면에서 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 경우, CP 계약과 비교해 작가 직계약은 전체의 60~70% 정도로 과반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하는 작가 가운데 CP 계약을 통한 유통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김 대표는 “계약 구조가 상대방 니즈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대표는 “어떤 작가는 세이브 작품을 많이 축적한 뒤 연재를 시작하기 위해 목돈을 제작비로 선투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또 다른 작가는 기존 원고료 구조로 가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며 “네이버웹툰이 계약 종류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계약 상대방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맞추기 위해서 많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AI가 웹툰·웹소설 만드는 시대, 저작권 이슈서 네이버웹툰 대응은?=그런가 하면, AI를 중심으로 한 변화 흐름에 따라 플랫폼들이 요구받는 역할도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콘텐츠 업계에서도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학습 데이터를 가진 AI가 웹툰·웹소설 창작을 돕는 플랫폼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것이 그 증거다. 다만, 이러한 AI 기술 결과물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가져다 학습한 결과이기에 학습용 데이터 저작권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AI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수록 기존 콘텐츠와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분쟁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 역시 AI 데이터 학습에 활용됨으로써 나타날 저작권 이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보호할 만한 여러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창작자를 위한 AI 기술을 내놓기 위해 많은 준비에 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추후 AI 학습 모델을 만들더라도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자체 학습 데이터를 이용할 것”이라며 “일반 사용자를 위한 범용적인 쓰임보다는 개별 작가가 자기 작품 창작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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