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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전기차·배터리 가격 하락 악재에…“대응 완료・영향 제한”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 광물 판가연동 구조, 완성차 계약 조건에 따라 외부가격 변화 영향은 미미
- AMPC 1분기 영업이익 반영, 법리상 문제없어…中 업체 미국 정착 쉽지 않을 것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둠과 더불어, 대외적 악재로 평가되는 배터리 원재료 가격 변동, 전기차 가격 인하에 따른 대응도 충분히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올해는 미국 IRA 세액공제 세부지침 변화와 해외우려국가(FEOC) 지정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외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FO)는 26일 진행된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리튬을 비롯한 주요 메탈(광물) 가격이 1년 사이 많이 떨어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고객사들과 주요 원재료에 대한 판가 연동 작업, 관련 계약 수정 등을 마쳤으므로 이것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고객사들과 맺은 계약 구조는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가격이 오르고, 낮아지면 배터리 가격도 낮아지는 판가연동 방식이란 얘기다. 광물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가격이 올라 매출은 증가하지만, 지금처럼 광물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엔 배터리 가격도 낮아져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다만 대외적 매출 변화와 달리, 판가 연동으로 원재료 가격 비중은 비슷하기 때문에 배터리 판매량에 따른 회사의 수익성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잇따른 전기차 판매가 인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김경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기획담당은 “당사 계약구조상 배터리 공급가는 고객사 차량 가격 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대신 원가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은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투자비가 차량용 배터리보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 LFP 배터리의 특징을 생각하면 문제가 아니란 입장을 내놨다.

최신근 ESS기획관리담당은 “LFP 배터리의 셀 에너지 밀도는 MCN(삼원계, 기존 주력생산 배터리) 배터리 셀 대비 약 20% 낮다. 따라서 관련 투자비를 단순히 생산능력(CAPA, 캐파) 기준으로 계산하면 LFP 투자 비용이 높게 산출될 수밖에 없다”며 “단위당 투자비는 LFP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LFP의 원재료비와 안정적인 셀 구조 덕분에 충분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게다가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관세 및 물류비 절감 효과, IRA 수혜를 고려하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CATL을 위시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IRA를 우회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의 미국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미국이 자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산 배터리나 핵심광물 등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IRA 정책에 대해 최근 포드는 최근 미국 기업인 포드가 100% 지분을 갖고 CATL 배터리 기술에 대해서만 협력하는 방식의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CATL은 IRA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도 미국 배터리 시장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CFO는 “단순 자금투자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충분한 대량생산 경험도 중요하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적지 않다. 중국 업체들은 이에 대한 노하우 부족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미국 내 안정화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대한 선제적 진출을 통해 다양한 수요를 선점하고 생산도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업 조건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점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 준비 상황에 대해선 “관련 요건 충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미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고, 안정적인 메탈 확보를 위한 현지 지분투자 확대, 장기공급계약 체결 등을 선제적으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CRMA는 ‘유럽판 IRA’로 불린다. 미유럽 역내 배터리 생산 및 핵심광물 공급 프로세스 강화를 도모하는 법안이다. 핵심 요건 수립까지 아직 1~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기준 2023년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1.4%, 전년동기 대비 144.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2%다.

특히 영업이익 중 1003억원은 미국 IRA 법안 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기대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AMPC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판매된 배터리셀 1kW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최대 45달러의 현금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아직 AMPC 지급 한도와 방식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포함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이 CFO는 “AMPC 세부지침 확정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겠다”면서도 “AMPC 혜택을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한 근거는 해당 조항이 2023년 1월1일 이후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판매할 경우 수혜 대상임이 명시된 점, 유관기관과 회계전문가의 의견을 종합 검토한 결과 당사의 주된 영업활동과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검토해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시간, GM 1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생산량 기준 15~20GWh 안팎의 IRA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총 1조원의 AMPC 관련 영업이익을 추가로 거둘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북미 시장 내 주요 사업 전략으로 ▲현지 원통형 수요 대응력 확대 ▲신성장동력 기반 확충 ▲생산 조기 안정화를 꼽았다. 향후 미국 내 생산능력은 GM 1·2·3 공장(140GWh), 혼다JV(40GWh), 미시간 단독공장(26GWh), 애리조나 단독공장(43GWh) 등을 포함해 총 250GWh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건한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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