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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실적에도 반등한 삼성전자 주가…'감산'에 더 주목한 외국인 [소부장반차장]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의 시차를 두고 최악의 올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극심한 반도체 시황의 부진과 함께, 앞서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이미 시장에선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현실화된 숫자 앞에서는 숨이 턱 막힌다.

삼성전자는 27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액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05%, 영업이익은 95.47%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암울한 실적에도 이날 마감된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0.78% 상승한 6만46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390만주)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24.6만주)과 개인(-139만주)이 매도 우위였다.

SK하이닉스도 전일대비 1.60% 오른 8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등한 이유는 단 하나다. 이날 실적 발표이후 삼성전자가 '감산'에 대해 다시 한번 분명한 의지를 보였기때문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이미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뒤로하고, 삼성전자의 감산에 따른 재고 소진 시점과 반도체 제조기업 주가의 반등 시점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최악의 1분기,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 허들일 것"… 낙관론 확대

이와관련 이날 오후, 삼성증권(이종욱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테크 기업에 대한 전망 분석 리포트에서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재고 소진과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재고가 줄 때까지 지속적으로 생산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삼성증권측은 “D램과 낸드업계의 공조로 업계의 생산은 전년대비 10~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 재고 정상화까지는 1년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향성은 변했다고 판단한다"고 요약했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영업손실 3.4조원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중 우려했던 수준인 5조원 적자 보다는 오히려 선방했다"며 "올해 2분기 업황상 저점 이후, 올 하반기부터 손실폭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 연말까지 재고 정상화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다소 여지를 남겼다.

한편 삼성증권은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감산폭과 관련 웨이퍼 기준 30%, 아웃풋(생산량) 기준 10~15% 수준의 감산을 예상했다.

앞서 메모리가 주력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재고가 정점을 찍고 소진되는 시점(Peak-out)을 올 2분기로 잡았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재고가 올 5월을 정점으로 완화되기 시작해 데이터센터고객 수요가 올 6월~8월부터 회복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올 3분기부터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전날 마감한 미국 증시에서 전일대비 4.95% 급등했다.

이처럼 세계 경기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업계에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이 강한 이유는 '생성형 AI'에 대한 시장 수요의 증가, 클라우드 활성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칩 수요의 강세가 실적으로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분기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AI 제품에 대한 매출 반응이 있다"고 밝히면서 2분기 실적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가이던스를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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