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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가 이렇게 많았나… "형량 높여라" 목소리 커져 [e라이프]

오현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최근 10대 여학생을 향한 음흉한 추행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추행 사건은 사회공동체의 윤리 수준을 극악으로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추악한 성범죄에 대한 판결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사례가 나오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련 소식에 네티즌들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형량은 기존보다 더욱 늘려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심각해지는 '디지털 성범죄', 정부 주요 국정과제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8일 오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방문해 운영 현황과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국정과제인 ‘5대폭력 피해자보호·지원 강화’ 이행과제 중의 하나인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현장을 찾아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효과적인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에선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365일 24시간)과 피해촬영물에 대한 삭제를 지원하고, 수사 채증작업 지원 및 무료법률지원 연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4월 개소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5년 간 총 1만7762명의 피해자에게 상담, 피해촬영물 삭제 지원 및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 총 72만8639건을지원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여성가족부는 경찰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난해 발생한 아동·청소년성착취(일명 ‘엘’ 사건) 사건과 같은 집단 피해사건 발생 시 피해촬영물 삭제 지원, 불법사이트 차단 등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다 효율적인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고도화해 서울시 등 지자체 지원센터와 연계하고 불법촬영물유포 현황을

점검(모니터링)·삭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공조수사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화프로그램 운영기관 종사자는 이날 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유포불안 등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나 가족의 심리적 안정과 치료를 위해 의료비 등 직접적인 서비스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 형량 너무 낮다" 법원 판결과 국민 인식과 괴리

온라인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성범죄의 발생 빈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충남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30대 관장 A씨가 징역 6년형을 받았다. A씨는 10대 여학생의 신체를 촬영하고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전경호)는 지난 8일 열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A씨에게 징역 6년 및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각 5년을 명령했다.

판결에 따르면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10대 여학생 4명에게 하의를 벗고 운동하도록 지시했고 이 장면을 촬영했다. 마사지를 해준다며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지는 추행을 저질렀다.

“영상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추행 혐의는 아니다”라고 부인한 A씨에게 재판부는 “피해 원생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라며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형량에 대해 네티즌들은 형이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사진까지 찍혔는데 형이 고작 저거냐”, “성범죄 관련 법안 개정해달라”, “미성년자에게 저런 짓을 시키다니 사람인가” 등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 눈높이 맞는 법체계 도입해야"

앞서 지난 5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이수웅)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B씨에게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B씨는 작년 10월 2일 새벽 1시 원주시 도로 옆길에 서 있던 17세 C양에 접근해 신체를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듯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술에 취해 저지른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인 10대 청소년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가했다. 피해자에게 올바르고 건전한 성적 가치관 및 인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합의를 통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네티즌들은 “태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여자는 보살로 살아야 되나”라며 항소한 B씨를 힐난했다.

오현지
ddaily_o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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