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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⑧]챗GPT가 불러온 파장··· IT 인프라 시장 ‘차세대’ 이끈다

이종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픈AI가 선보인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주요 기업 리더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같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술이 등장했다고도 말한다. AI 기술이 주목을 끌면서 이를 이용하는 기업, 또 유사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AI 기술의 활용이 늘어나는 것을 반기는 기업이 있다. AI 구현을 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업, 또 이들에게 서버를 제공하는 기업, 나아가 고성능 반도체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비용 등의 문제로 전환이 더뎠던 신기술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수혜를 누리는 것은 클라우드 기업이다. AI의 특성상 학습·구동에 상당한 컴퓨팅 자원이 요구된다. 개별 기업·기관이 이를 위한 장비를 구비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직접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빌려서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여기에 해당 클라우드 기업이 우수한 AI 기술을 제공한다면 금상첨화다.

◆게임체인저 부상한 AI=AI 기술 경쟁력이 곧 점유율로 이어지는 만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기업들도 AI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중 한발 앞선 것은 MS다.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동맹관계다.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기반으로 자사 검색엔진 ‘빙’에 생성형 AI를 더한 ‘빙AI’를 선보였다. 뒤이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 비바, 파워 플랫폼 등 자사 모든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를 공개했다. 사이버보안 AI 비서인 ‘시큐리티 코파일럿’도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MS-오픈AI에 선수를 빼앗긴 구글도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 개최된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AI를 주제로 여러 신기술을 소개했다. 처음 선보일 때는 준비가 되지 않아 시연회에서 잘못된 답변을 내놓으며 체면을 구긴 ‘바드(Bard)’는 정식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빙AI나 챗GPT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
구글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

◆AI로 촉발된 인프라 경쟁=클라우드 점유율 1위 기업인 AWS도 AI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LLM ‘베드록’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챗GPT와 유사한 챗봇인 ‘타이탄 텍스트’, 검색을 통해 이용자 맞춤형 설정을 제공하는 ‘타이탄 임베스딩’ 등도 출시했다. 일반 대중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MS나 구글과 달리 기업(B2B) 서비스에 집중하는 중이다.

클라우드 기업들과 함께 컴퓨팅 기업들도 AI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디자인하는 기업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2022년 매출액 269억달러, 순이익 9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61%, 86% 성장한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룬 성과다. 챗GPT의 등장으로 성장 흐름은 더욱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디자인한 칩을 이용해 서버를 제조하는 곳도 활황이다. 엔비디아의 기술 파트너로서 GPU 서버를 제공 중인 슈퍼마이크로는 PCI익스프레스(이하 PCIe) 5.0, 비휘발성메모리익스프레스(NVMe) 등 고성능을 위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도 한발 앞서서 내놓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AI 연산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되는 컴퓨팅 자원은 GPU다. 다만 아무리 좋은 성능의 GPU를 이용하더라도 데이터를 읽고 쓰는 스토리지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퇴색된다. AI로 인해 고성능 낸드플래시가 주목받는 이유인데,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퓨어스토리지나 바스트데이터와 같은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GPU를 대체하는, AI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높은 범용성을 가진 GPU 대비 AI 학습·연산에 최적화된 고효율·저전력 NPU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챗GPT가 불러온 AI 파장은 정보기술(IT) 인프라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주목된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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