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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겨울’ 1년 사이 매출·영업익 성장한 게임사, 4곳에 불과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주요 게임 상장사들이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한 게임사는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게임사 20곳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실적을 정리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한 곳은 넥슨, 넥슨게임즈, 그라비티, 컴투스홀딩스다. 올해 1분기 국내 게임사 20곳 중 8곳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성까지 챙기며 성장을 이뤄낸 게임사는 4곳에 그쳤다.

◆넥슨부터 그라비티까지…성장 공통점은 ‘글로벌’=특히 지난해 매출 규모 1위이자 영업이익 규모 1위였던 넥슨은 올해 1분기에만 1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성장성을 입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1920억원, 영업이익 5406억원으로 ‘1N’ 체제를 굳혔다.

1분기 엔씨와 넷마블 합산 매출이 1분기 넥슨 매출에 못 미칠 정도다. ‘피파온라인4’를 비롯해 중국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라이브 게임 호실적 영향이 컸다. ‘피파모바일’,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등 모바일 게임도 흥행하면서 올해 1분기 단일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넥슨게임즈 또한 블루 아카이브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 및 PC 슈팅 게임 ‘서든어택’ 등을 중심으로 퀀텀점프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의 한국 및 일본에서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중국 서비스 또한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부다. ‘퍼스트 디센던트’ 등 신작 3종 또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1분기 그라비티는 동남아시아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16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86.2% 증가로 크게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같은 기간보다 94.1% 늘어난 433억원을 기록하며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 저력을 보여줬다.

1분기 컴투스홀딩스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악화 원인이었던 관계기업투자수익 부문이 올해로 넘어오면서 상황이 좋아졌다. 게임 플랫폼 ‘하이브(Hive)’ 저변도 확대되면서 우상향했다. 컴투스홀딩스는 올해 게임 사업 중심축이 될 ‘제노니아’ 출시와 운영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19곳 중 13곳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 줄어…가장 아쉬운 곳은?=영업이익 순으로 보면 NHN(게임)을 제외한 국내 게임사 19곳 중 6곳만이 수익을 늘렸다. 조이시티, 더블유게임즈를 제외한 13곳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1분기 웹젠, 엔씨, 위메이드맥스, 카카오게임즈 등은 영업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펄어비스와 네오위즈는 적자를 겨우 면했다.

엔씨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6% 감소한 816억원이다. 전체 게임사 중 1년 사이 매출이 가장 크게 줄어들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신작 부재가 길어지고, ‘리니지M’을 제외한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엔씨는 ‘TL’(쓰론앤리버티) 및 주요 기대 신작을 연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신흥강자로 불리는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는 희비가 엇갈렸다. 크래프톤은 펍지: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 매출 하향 안정화 등으로 역성장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일본 진출 및 기대 신작 ‘아레스:라이즈오브가디언즈’ 출시 등을 토대로 반등을 꾀한다.

1분기 조이시티와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NHN 게임 부문도 성수기 효과로 1분기 매출이 증가했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엠게임은 ‘열혈강호 온라인’과 ‘나이트 온라인’ 등의 매출 호조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액인 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1% 증가한 수치다. 엠게임은 2분기에도 나이트 온라인 북미 및 유럽의 상향된 매출 성과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열혈강호 온라인 신규 서버 오픈 및 신규 지역 추가, 레벨 상향 등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돼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적자 5곳, “다음 분기엔 더 나은 성적표 들고 올 것”=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게임사는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위메이드플레이, 데브시스터즈 5곳이다. 특히 넷마블과 컴투스는 영업손실 폭이 전년보다 커졌다. 1분기 컴투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4.5% 증가한 192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4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는 ‘서머너즈워: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 글로벌 안착을 위한 마케팅 비용에 상당 부분 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크로니클 글로벌 매출이 2분기 실적에 온기 반영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매출 2위에 자리했지만,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지만,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을 예고한 상황이다. 2분기 신작으로 모두의마블2:메타월드를 출시했으며, ▲그랜드크로스W ▲신의탑:새로운세계 ▲아스달연대기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 ▲원탁의기사 ▲세븐나이츠 핑거(가제) 등 다수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판호를 발급받은 5종 게임도 현지에서 정식 서비스를 준비한다.

위메이드도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서면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다만 2분기 게임 사업에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예고했다. 지난달 출시,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매출 정상을 차지한 ‘나이트 크로우’가 5월 첫째주 기준 일평균 20억원을 기록 중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연내 글로벌 버전 출시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나이트 크로우는 2주 동안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적으로 일매출이 20억원 이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나이트 크로우의 상업적 성공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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