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배달비 낮추자”…배민·쿠팡·요기요, 할인경쟁 2라운드?

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배달앱 이용자 수가 감소하자 배달앱들이 혜택을 늘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배달비와 음식 가격 인하를 위해 방법을 다양화한다. 수익성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출혈경쟁 우려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는 최근 소비자 배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서비스와 혜택을 새롭게 도입했다. 세부적인 신규 서비스 내용이나 혜택 제공 방식은 다르지만 소비자 유입을 늘려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은 같다.

이는 지난해 초까지 팽창하던 배달 시장이 조금씩 성장세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6조36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며, 감소폭 역시 커지는 추세다. 배달앱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배달비 상승 때문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선 1년 전보다 배달 이용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 중 83.9%(중복 응답 포함)가 ‘높은 배달비’을 이유로 꼽았다. 물가 상승에 높은 배달비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며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배달앱 이용 감소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부터 ‘알뜰배달’을 시작, 서비스 적용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처음 서울 관악구와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시 등을 시작으로 이달 25일부턴 송파·강남·강동·영등포·구로 등 10개 자치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알뜰배달은 기존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달의 민족이 직접 배달을 책임지되 비슷한 동선에 있는 배달 주문을 묶어 라이더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배달시간 자체는 한집배달보다 길어지겠만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은 평균 2000원대로 낮아진다. 그간 배민이 축적한 데이터, 효율화 기술로 라이더에게 최적 경로를 제안한다는 설명이다.

요기요는 월 9900원을 지불하면 배달비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기패스X’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요기패스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가 무료다. 음식 배달은 물론 요기요 내 요편의점과 스토어 카테고리까지 적용되며, 6월 말까지 신청하면 첫 달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요기요 측은 “구독 서비스를 계속 이어가려면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한데, 소비자들이 배달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이를 상급 프로모션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소비자 혜택이긴 하지만 결국 라이더와 가게 점주들도 수익을 늘려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 구독자들 이용 활성화로 탄력 받을 수 있게 됐다. 쿠팡 와우 회원들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로 음식 주문 시 최대 10%를 할인해준다. 쿠팡이츠 할인 적용 지역은 현재 서울 21개 구에서 시행 중이며 추후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다.

단 과거 배달앱들의 단건배달 경쟁과 같은 파격적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시기 단건배달 서비스 출시로 배달앱이 인기를 얻자 배민·쿠팡이츠 등은 적자를 감수하고 서비스 확대에 힘썼다. 그러나 최근 플랫폼 업계는 ‘수익성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적자를 감수한 점유율 확대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실상 종식되면서 배달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맞다”면서 “이 시기 배달앱들이 신규 서비스나 혜택을 선보이는 것을 두고 출혈경쟁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먼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