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개발하더니"…마이크론, SK 제치고 'D램 2위' [소부장반차장]
- 9년 만에 탈환…최신 제품 비율 최대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평균 이상 부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D램 시장이 전방 수요 위축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 간 타격 수준에 차이가 나타났다. 업계를 주도하던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손실이 큰 상황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96억6300만달러(약 12조8500억원)으로 전기대비 21.2%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3개 분기 연속 수익이 줄었다. 지속적인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며 “2분기의 경우 출하량 증가가 이뤄지겠으나 가격 인상이 제한적이고 주요 업체들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별로 보면 1위 삼성전자는 매출 41억7000만달러로 전기대비 24.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45.2%에서 43.2%로 낮아졌다. 신규 출시 기기 관련 출하량이 줄고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진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2위에는 변화가 있었다. 미국 마이크론이 점유율 28.2%(전기 23.1%)로 SK하이닉스를 앞선 것. 마이크론 역시 지난 1분기 매출 27억2200만달러로 전기대비 3.8% 내렸으나 비교적 선방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23억1200만달러로 전기대비 31.7% 하락하면서 D램 톱6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점유율은 23.9%로 지난해 4분기보다 3.7%포인트 뒷걸음질했다.
양사의 희비를 가른 건 출하량과 ASP로 분석된다. 일단 마이크론은 업황이 좋지 않은 흐름에서도 출하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1위인 차량용 D램 수요가 나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ASP 측면에서는 선단 제품 비중이 높았던 부분이 긍정적이었다. 마이크론은 2021년 세계 최초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해당 노드에서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하지 않았고 이는 1a D램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마이크론의 1a D램 비율은 50%를 상회했다. 참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와 20% 내외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5세대 10나노급(1b) 모바일 D램을 지난해 가장 먼저 양산했음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들어 같은 세대 서버용 D램 양산에 돌입한 만큼 1분기까지는 마이크론이 사실상 유일했다.
1b급 제품을 많이 생산한 건 아니지만 1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 상승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론은 실제로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2월~2023 2년) 실적에서 유일하게 모바일 사업만 성장했다. 전기대비 44% 올랐을 정도다. 이 점도 2위로 올라서는 데 크게 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출하량과 ASP 모두 15%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공장 화재 여파로 출하량이 줄었던 2013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2위 자리를 빼앗겼다. 2014년 1분기부터 ‘확실한 2위’를 지켜온 지 9년 만이다.
한편 D램 빅3는 나란히 적자 전환한 상태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감산 대열에 합류한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부터 관련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에 정보기술(IT) 기기 및 서버 주문이 재개된다면 수요공급 불균형이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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