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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TL’ 베타 테스트, 시즌패스 BM 얼마나 효율적이었나

왕진화 기자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엔씨소프트 신비주의 콘셉트를 제대로 깨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 베타 테스트가 지난 30일 오후 11시59분 끝이 났다. TL 테스트 기간엔 글로벌 이용자를 위한 수익모델(BM) 경량화에 대한 노력이 엿보였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 신작 MMORPG TL 베타 테스트는 종료됐다. TL은 엔씨가 소통을 중심으로 좀 더 달라지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게임이어서 업계인들은 물론 수많은 이용자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TL은 지난해 2월까지 베일에 싸였던 엔씨 주요 개발 프로젝트였다. 엔씨는 TL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간 명확히 이야기해오지 않다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그 뜻을 공개했다. 이전까지는 ‘더 리니지’(The Lineage) 약어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우선 이번 TL 베타 테스트를 통해 엔씨가 이러한 우려와 오해를 씻어내고자 한 노력이 엿보였다. 최신작인 ‘리니지W’까지도 쇼케이스를 통해 오픈했었던 엔씨는 이번 기회로 TL에 채택한 주요 수익 모델(BM)을 공개했다.

엔씨가 이번 TL 베타 테스트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이자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의 큰 차별점을 뒀다고 설명한 부분이 바로 BM이다. 그간 엔씨는 신규 지식재산권(IP)인 TL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이용자 누구나 BM에 대한 반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 중이라고 언급해왔다.

특히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선 주요 과금 요소로 확률형 아이템이 적용돼 왔다. 해당 BM은 서구권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가장 거부감이 심하게 나타나는 BM이기도 하다. 글로벌 PC·콘솔 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해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 BM을 과감히 뗐다.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실제로 BM은 크게 ‘시즌 패스’와 ‘성장 일지 패스’로 나뉘었다. 일종의 패스 형태의 수익모델은 이용자의 지속적인 게임 접속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률형 아이템보다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TL 내 시즌 패스는 일정 활동을 쌓으면 얻을 수 있는 포인트로 레벨업해 약 한 달 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즌 패스는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으로 다시 갈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구매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무료 패스 기준 1레벨 단위로는 회복약이나 버프 물약, 제작 소재 등이 주로 나왔다. 주요 보상 레벨은 5레벨 단위로 끊겼다.

특히 이용자가 유료인 프리미엄 시즌 패스를 구매하면 더욱 좋은 게임 아이템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예컨대 누구나 프리미엄 시즌 패스 15레벨을 달성할 경우 희귀 야성 변신 ‘프라우드 타이거’를 획득하는 식이었다. 이에 따라 과금에 대한 매력도는 충분해 보였다.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 플레이 화면 갈무리]

다만 희귀 등급의 변신을 보유하고 있을 지라도 이에 대한 스탯이 추가적으로 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전체 캐릭터 능력에는 변함이 없다. 시즌 패스 기간도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유효하다는 점이 아쉽다. 이에 따라 개인 만족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단점도 분명 발생할 듯 했다.

성장 일지 패스는 말 그대로, 캐릭터가 성장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보상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이는 앞서 설명했던 시즌 패스와 비슷한 전개가 펼쳐져, 이용자로 하여금 캐릭터 성장 동기를 마련해줄 패스로 보였다. 엔씨 기준으로는 환골탈태한 수준의 새로운 BM 시도여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놀란 부분도 적지 않았다.

또, TL에선 20레벨 이상부터 치장용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엔씨는 베타 테스터에게 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루슬란 주화’를 지원했다. 이용자 본인 선택에 따라 ‘꾸밈 주화’를 충전할 수도 있었다. 외형 변경을 도와주는 치장 아이템 역시 추가 스탯이나 능력, 효과가 없어 캐릭터 능력치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사진=엔씨소프트 TL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플레이 화면 갈무리]
[사진=엔씨소프트 TL플레이 화면 갈무리]

게임을 초반에 진행하다 보면 10레벨 부근에 장신구 제작을 튜토리얼로 진행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때 말벌이나 풍뎅이, 고블린 등 필드 사냥으로 모았던 재료들 내지는 보상 아이템으로 주었던 주머니들을 모두 반지나 목걸이 제작에 쏟아넣게 된다.

만약 이러한 재료들이 부족했다면 ‘거래소’에서도 구할 수 있긴 하다. 15레벨 이상부터 거래소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대부분 재료들이 모두 거래 불가였다.

또, 1만명 및 11곳의 거점 PC방의 소수 이용자들이 전체 베타 테스터였기 때문에 거래소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았다. 추후 재료가 포함된 아이템 패키지를 따로 판매하는 등의 다양한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이처럼 엔씨는 TL에 콘텐츠와 BM은 물론 플랫폼까지 이전 MMORPG의 글로벌 진출과는 색다른 전략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베타 테스트가 국내 한정이 아닌 일부 국가에서도 한정적으로 펼쳐졌다면 좀 더 다양한 피드백을 들어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최문영 수석개발책임자(PDMO)는 “일주일 간 진행되는 테스트 기간 중 경험한 대부분 컨텐츠는 별도의 튜닝을 거치지 않은 버전”이라며 “다만 현재까지 준비했던 (BM 관련) 상품들 중 의도적으로 숨겨둔 것이 없다는 점은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일주일 간 베타 테스트를 통해 엔씨는 ▲TL 세계관과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코덱스(Codex)’ ▲같은 서버에 속한 모든 이용자가 제한된 시간 동안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메모리얼(Memorial)’ ▲MMORPG 커뮤니티 핵심인 ‘길드’와 다양한 길드 전용 콘텐츠 ▲다수 이용자와 협동·경쟁하는 ‘지역 이벤트’ 등을 선보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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