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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게임, 팬덤에 좌지우지되는 시대 끝났다…게임성 ‘탄탄’

왕진화 기자
[사진=테이크원컴퍼니]
[사진=테이크원컴퍼니]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흔히 ‘아이돌 게임’이라고 하면 팬들만의 게임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아이돌 게임들은 게임성이 부족할 것이란 편견을 깨고 있다.

비주얼만 부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욱 탄탄한 게임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들어갔다. 팬덤을 넘어 일반 게임 이용자까지 누구에게서나 충분한 입소문을 타고 흥행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일 테이크원컴퍼니에 따르면 YG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 지수, 로제, 리사의 모습을 본따 만든 아바타를 만날 수 있는 ‘블랙핑크 더 게임’이 모바일 양대 마켓 합산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BTS(방탄소년단)가 게임 제작에 직접 참여해 유명세를 탄 하이브IM ‘인더섬 with BTS’는 출시 약 1년 만에 구글플레이 기준 5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700만명을 넘겼다.

두 게임은 모두 당대 글로벌에서 최고 인기 아이돌로 평가받는 블랙핑크와 BTS가 각각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각각 게임에 직접 참여해 콘텐츠를 만드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출시 후 게임을 즐겁게 즐기는 모습을 통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먼저 블랙핑크 지식재산권(IP) 기반인 블랙핑크 더 게임은 지난달 18일 글로벌 출시됐다. 이 게임에서 이용자는 멀티버스 세계 속 블랙핑크의 프로듀서가 돼 멤버들을 성장시킬 수 있다.

스케줄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게임 속 포토카드는 팬들을 위한 볼거리 중 하나다. 블랙핑크 월드에서는 다른 이들과 소통도 가능하다. 월드 스타일숍을 통해 멤버들을 예쁜 헤어스타일과 옷, 화관, 가방 등으로 꾸밀 수 있다.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는 단순한 팬덤 게임이라는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 콘텐츠와 함께 게임성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블랙핑크는 해당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만날 수 있다. ‘블핑하우스’ 맵을 찾은 사용자들은 블랙핑크 사진, 영상을 구경하거나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연습생 지망생으로 나뉘어 역할극을 진행한다.

[사진=하이브IM]
[사진=하이브IM]

인더섬 with BTS는 강화학습 신경망 인공지능(AI) 기반 최적화된 퍼즐 레벨 밸런스를 구현해 상쾌하면서도 심도 있는 퍼즐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뒤, 퍼즐게임 재미로 남녀노소 이용자를 사로잡았다.

여기에,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풍부한 스토리텔링,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매력을 투영한 캐릭터와 꾸미기 요소, 협동 플레이 등 다채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며 이용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간체, 번체), 스페인어 등 총 6개 언어로 제공해 언어에 대한 부담 없이 해외 이용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블랙핑크나 BTS 게임 활용은 K팝(K-Pop) 아티스트는 물론 게임사에서 유독 주목하고 있다. 꼭 게임 출시만이 아니더라도,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이들로 하여금 신규 이용자를 모객할 수 있어서다. 또, 오래 전부터 가수를 좋아해온 팬들에게는 가상현실이나 게임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게임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아이돌 노래나 포토카드 굿즈, 매력적인 의상이 현실에서의 소비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제적 면에서의 의미도 크다. 이처럼 게임사들은 아이돌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거나 꾸미는 모습을 그대로 유튜브 등에서 보여주며 게임에 대한 친근성을 높이기 마련이다.

[사진=하이브IM]
[사진=하이브IM]

다만 이에 따라 컬래버레이션이나 게임 타이틀을 출시하기 위해선 관련 비용 지출이 크게 잡힐 수밖에 없다. 특히 게임사 입장에선 게임 제작비용 자체보다 마케팅에만 힘을 쏟는 주객전도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예컨대 아이돌 초상권이나 저작권 등을 비싸게 협의했을 지라도, 팬들 모객을 위해 아이돌을 오프라인 행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콘텐츠에 초대해야 한다면 거마비(교통비) 차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급하게 된다.

영상을 제작하는 일 자체도 출연하는 아이돌 측에게 검수를 받아야 한다. 게임일지라도 아이돌 얼굴 그 자체가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 등에 앱 아이콘으로 그대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또 다른 2차 창작물 작업도 필요하다. 때문에 게임사와 엔터테인먼트사 간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 대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을 활용한 게임 앱 아이콘 등 콘텐츠 하나하나를 주요 앱 마켓 검수자들이 심도 있게 검토한다. 아이돌에게 다양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아이돌이 게임 속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 할지라도 사진이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2차원(2D) 및 3차원(3D) 캐릭터 등 실제 같은 2차 창작물을 콘텐츠에 적극 활용해 게임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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