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자격에 ‘ICT 전문성’ 왜 빠졌나…후보군 넓어졌지만 낙하산 우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자격 요건에 ‘정보통신(ICT) 전문성’ 항목을 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KT는 이를 ‘산업 전문성’ 요건으로 확장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업과는 전혀 무관한 낙하산 인사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9일 KT는 7명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 명단과 함께 정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했다. 기존 정관에 있된 ICT 분야의 지식과 경험 문구가 빠졌다.
현재 KT 정관 제32조 4항에 따르면, 대표이사후보 자격 요건으로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학위 ▲기업경영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경영실적, 경영기간 등▲ 기타 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 ▲ICT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의 항목이 명시돼 있다.
KT CEO 자격요건에서 ICT 전문성을 뺀 것에 대해 KT 측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기존 텔코(통신) 이외에 디지코로 확대됐고, 그룹 사업 영역도 금융, 미디어, 부동산으로 다양화 되다보니 이를 감안한 것”이라며 “ICT 전문성 삭제라기보다 산업 전문성 확대 측면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의결 기준도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으로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제도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준에 맞지 않은 후보는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KT가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확장을 시도하면서 타 산업군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고, CEO 후보군도 넓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ICT 전문성 요건이 없어지면, 여권이 추천하는 ‘낙하산 인사’ 임명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차기 CEO 후보 공개 모집할 당시 기업경영은 물론, ICT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는 친정권 인사가 지원서를 낸 것이 그 방증이다.
무엇보다 KT의 사업영역이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많은 부분이 통신 기반으로 추진되며, 디지코 역시 통신에 기반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모델이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ICT 기업인 KT의 CEO에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전문한 인사가 임명될 경우, 이에 대한 이해도와 경영현황을 파악히는데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심지어 KT는 이미 리더십 부재로 올해 절반의 시간을 날렸다.
한편 이날 KT는 7명의 차기 사외이사 후보 곽우영 전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 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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