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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서 산다"…SKC, SK피유코어 매각·ISC 인수 '추진' [소부장반차장]

김도현 기자
박원철 SKC 대표 [사진=SKC]
박원철 SKC 대표 [사진=SKC]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그룹 소재 계열사 SKC가 신사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 자회사 매각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SK피유코어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각 금액은 5000억~6000억원 규모 추정된다.

SKC는 “복수의 원매자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SK피유코어는 지난 2015년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이 공동 설립한 MCNS가 전신이다. 2021년부터 SKC가 지분 전부를 사들였고 작년 5월에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SK피유코어는 폴리우레탄(PU)과 코어(CORE)를 결합한 이름이다.

SK피유코어는 재생 폴리올, 바이오 폴리올 등 친환경 PU 원료 사업이 주력이다. PU는 가구, 자동차 내장재, 냉장고나 액화석유가스(LPG) 선박 단열재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쓰인다. SK피유코어는 관련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친환경 트렌드 확산으로 재생 및 바이오 폴리올을 다루는 SK피유코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SKC는 지난해부터 해당 자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등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기 위함이다. 이에 사모펀드 등이 SK피유코어 인수 의사를 드러냈고 글랜우드PE가 가장 근접했다는 후문이다.

SKC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ISC 인수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C는 ISC 최대주주 헬리오스PE 및 M캐피탈 보유 지분(총 31.56%) 전량을 인수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SC 창업주 정영배 회장 지분(7.88%) 등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ISC는 반도체 테스트 부품인 실리콘러버 소켓, 포고핀 소켓 등을 다루는 업체다. 테스트 소켓이란 반도체 집적회로(IC)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기적 성능 테스트 시 검사 장비와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접촉 물질이 실리콘이냐 핀이냐에 따라 나뉘고 각각 메모리, 시스템반도체에 주로 쓰인다.

이중 실리콘러버 소켓 분야에서는 업계 1위다. 고객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퀄컴, 인텔,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도 두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SKC는 반도체 소재 및 부품 부문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ISC를 품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ISC 기업가치를 1조원 내외로 평가하면서 이번 지분 인수 금액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피유코어 거래로 확보할 수 있는 실탄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C는 지난해 필름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을 받고 넘긴 바 있다. SK넥실리스 동박 공장, SK엔펄스 화학기계연마(CMP) 및 블랭크마스크 공장 등에 들어갈 자금 마련 차원이다. 현재 2차전지 음극재, 반도체 기판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 중인 만큼 SKC는 다각도로 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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