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난해 ‘디아블로이모탈’·‘오버워치2’ 국내 활약…세금은 고작 16억원?

왕진화 기자
[사진=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사진=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유한회사가 전년보다 약 55% 증가한 매출 715억원을 거뒀음에도 16억원대의 법인세를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28%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디아블로 이모탈’ 국내 성과나 PC 1인칭 슈팅 게임(FPS) ‘오버워치2’ 활약에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배경은 마케팅비 증가와 모바일 앱 마켓 등에 내는 수수료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나 이용자 사이에선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유한회사가 실제 한국에서 버는 것에 비해 너무 적은 법인세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15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유한회사(이하 블리자드코리아)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외부 감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이를 통해 밝혀진 블리자드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715억3079만원, 영업이익은 39억5063만원, 순이익은 54억8043만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8% 감소했다.

지난해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6% 증가한 624억9384만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법인세는 매출액 비중의 약 5.5% 수준에 불과한 16억7736만원으로 책정됐다. 2022회계연도(제19기) 기준 국내 매출(715억3079만원) 및 영업이익(39억5063만원)을 근거로 산정된 금액이다.

다만 블리자드코리아가 지난 1년 동안 거둬들인 영업이익 규모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많다.

우선 지난해 6월 출시된 디아블로 시리즈의 첫 모바일 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은 미국과 한국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5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도 주요 앱 마켓 매출 톱(Top)10위 안에 머무르는 등 같은 해 장기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 게임은 MMORPG 장르로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BM)을 채택하고 있으며, 배틀넷을 통해 즐기는 이용자 또한 많아 실제로는 더욱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얼리엑세스(앞서 해보기)로 선보인 오버워치2 또한 해당 월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점유율은 5.5%로, PC 게임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정황상 오히려 영업이익 증가가 점쳐졌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할 만도 했다.

그러나 공시상으로 보면 지난해 블리자드 코리아는 영업비용이 전년보다 66% 증가한 영향 때문에 영업이익이 다소 낮게 나왔다.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항목이 전년 대비 각각 298%, 155% 늘었다. 광고선전비 같은 경우 블리자드 이모탈 및 오버워치2 등을 알리기 위한 국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급증한 지급수수료 경우 디아블로 이모탈로 거둔 국내 모바일 수익이 컸음을 방증한다. 국내 이용자들이 인앱결제를 한 만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주요 앱 마켓에 전년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열린 디아블로4 팝업 스토어. [사진=블리자드코리아]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열린 디아블로4 팝업 스토어. [사진=블리자드코리아]

이러한 가운데 블리자드코리아는 물론, 액티비전블리자드는 게임별 매출이나 국가별 매출을 매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매년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아시아태평양에서 거둔 연결 매출을 공개할 뿐이다.

국내 게임사가 주요 게임 타이틀 매출 규모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비상장 유한회사는 비공개해도 이로부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정보기술(IT)기업도 마찬가지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448억5818만원, 영업이익은 277억8965만원이다. 법인세는 매출 비중의 약 4.9% 수준인 169억원 수준이다.

구글은 앱 마켓 구글플레이로 인앱결제 수수료를 받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구글코리아 실적에선 이를 제외한다. 정작 한국에서 거둬들이는 연간 매출이 네이버(8조2201억원) 매출의 약 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구글코리아 실제 매출액이 기존 감사보고서 금액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IT기업 사이에서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으로 블리자드코리아 또한 매출 및 영업이익을 축소시켜 공시했다는 일각의 의혹을 피할 수 없다.

또한, 블리자드코리아 법인세 적용 비율은 법인업태가 같은 라이엇게임즈코리아보다 낮다. 이곳 또한 비상장 유한회사이자 게임사다. 지난해 매출 3864억700만원, 영업이익 996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38% 줄었다. 그러나 법인세는 블리자드코리아처럼 매출액 비중의 약 5.5%가 아닌, 9.1%(352억5300만원)로 더 높게 매기고 있다.

한편, 블리자드코리아는 디아블로4가 출시 5일 만인 지난 10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6억6600만달러(한화 약 85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게임 타이틀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블리자드로선 이례적인 행보다.

그러나 5일 만에 거뒀다고 보기엔 다소 비약이 있다. 디아블로4 일반판 등 가격과 정식 출시일은 지난해 12월 공개됐다. 이후 블리자드는 지난 2일까지 약 6개월 간 사전 등록에 열을 올렸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