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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SK하이닉스] ② 4D 낸드 양산 시작, 솔리다임 시너지 기대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D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낸드플래시 부문 강화에 한창이다. 메모리 한파가 덮치면서 다소 차질을 빚었으나 기조는 유지하기로 했다. 자회사 솔리다임 부활이 관건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지난 1분기 약 8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실질적인 출범 첫해였던 2022년 연간으로는 3조3300억원 적자다. 솔리다임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다. 낸드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분야에 강점이 있다. 인수 당시 낸드 기술력을 갖췄으나 부가적인 측면에서 부족했던 SK하이닉스에 솔리다임이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받았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전방산업이 악화했고 솔리다임 기존 핵심 인원들이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예상과 달리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솔리다임 몸값(90억달러)이 비쌌던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노종원 대표(왼쪽)와 데이비드 딕슨 대표

이에 SK하이닉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솔리다임에 대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솔리다임은 SSD에서도 특히 기업용 제품에 특화돼 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된다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과 데이비드 딕슨 솔리다임 부문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노 사장은 SK그룹 내 사업전략 전문가, 딕슨 부문장은 인텔에서 28년간 경력을 쌓은 SSD 전문가로 꼽힌다.

자체적으로도 결과물을 냈다. 지난 8일 SK하이닉스는 238단 4차원(4D) 낸드 양산 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개발 완료한 제품으로 현재 해외 스마트폰 고객과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238단 4D 낸드

낸드 층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으나 SK하이닉스의 신제품은 세계 최고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앞서 차세대 낸드 생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236단, 미국 마이크론은 232단 수준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칩 사이즈도 가장 작게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생산효율을 34% 높여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2.4기가비트(Gb)로 전작대비 50% 빨라졌고 읽기, 쓰기 성능은 약 20% 나아졌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과 합친 이후 낸드 시장점유율 5~6위권에서 3위까지 올라온 상태다. 앞뒤로 일본 키옥시아, 미국 웨스턴디지털 등 견제를 받고 있으나 솔리다임 효과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에 이은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점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앞으로도 낸드 기술한계를 지속 돌파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다가올 시장 반등기에 누구보다 크게 턴어라운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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