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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유니버스④] 뭉칠수록 살아난다…콜라보에 푹 빠진 웹툰

이나연 기자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웹툰 콘텐츠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본 유통 채널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 협업해 마케팅 효과를 강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미디어 믹스’라 불리는 소설·게임·영화 등을 통한 IP 확장부터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 등을 지향하는 것이 요즘 콘텐츠업계 전략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게임사 펄어비스와 오는 24일부터 8주간 ‘검은사막 X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공모전’을 개최한다. 펄어비스 대표 IP인 ‘검은사막’을 활용하는 이번 공모는 카카오페이지와 펄어비스가 주관하는 웹소설 중편 부문 외에 펄어비스가 주관하는 시놉시스 분야도 함께 진행된다.

게임 내 클래스(직업)명, 지명, NPC 등 검은사막에 등장하는 소재를 활용해 창작한 글이라면 어떤 작품이든 응모 가능하다. 카카오엔터는 공모전 소식을 알리며 “근래 다양한 콘텐츠로 뻗는 IP를 향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웹툰·웹소설 플랫폼과 게임사가 IP 확장을 위해 협업하는 이례적 공모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네이버 시리즈]
[ⓒ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엔터가 웹툰 원작 IP를 웹소설·시놉시스 같은 다양한 IP로 확대하려는 이유는 이러한 협업이 활발할수록 관련 비즈니스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네이버시리즈 인기 무협 웹소설 ‘화산귀환’이 바로 그 예시다. 화산귀환은 전설의 무인에서 어린아이로 환생한 주인공이 망해버린 자신의 문파를 부활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지난 2019년 연재를 시작한 화산귀환은 웹소설 업계 최초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초 누적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 웹소설 자체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 규모다. 지난 2021년부터는 동명 웹툰이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통해 연재를 시작하면서 원작 자체 경쟁력과 웹툰이 시너지를 낸 덕분이다. 실제 웹소설 누적 조회수는 2021년 9월 1억3000만회에서 2022년 12월 기준 4억7000만회로 1년 새 3억4000만회 늘었다.

화산귀환이 IP 확장 사례마다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화산귀환 오디오드라마 시즌2’ 크라우드 펀딩은 목표액 8000만원의 9배에 가까운 7억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해 6월 하루 만에 4억원이 모여 화제가 된 웹소설 단행본 최종 모금액은 1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데못죽 팝업스토어 현장
데못죽 팝업스토어 현장

웹툰이 과시하는 IP 파워에 유통업계도 적극 손 내미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은 ‘제2의 성수동’이라 불릴 만큼, 활발한 콘텐츠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월 열린 카카오엔터 대표 IP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 팝업스토어에는 총 1만5000명이 방문하며, 역대 팝업 스토어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팝업으로 기록됐다.

팝업스토어 첫날에는 1000명에 달하는 팬들이 오픈런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오픈런을 위해 800여명이 줄을 선 것과 비교해도 더 큰 규모다. 비즈니스 성과도 컸다. 카카오엔터 집계에 따르면 데못죽 팝업스토어 구매전환율은 약 50%, 1인당 평균 소비 금액은 약 50만원에 달했다. 상품 가격이 개당 1~4만원꼴인 것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최소 10개 이상 굿즈를 사간 셈이다.

온라인 판매 중심이던 웹툰 IP 기반 상품(MD)을 오프라인으로 넓혔을 때 효과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만큼, 하반기에도 웹툰업계는 팝업스토어 마케팅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먼저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인기 웹툰 ‘마루는강쥐’ ‘냐한남자’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IP 비즈니스 강화는 원작 IP의 가치를 극대화해 창작자, 독자, 플랫폼 모두 윈윈(Win-Win)하는 전략”이라며 “더 많은 접점에서 팬들을 만나기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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