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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힘 못쓰는’ 엔씨 주가, 계속되는 내리막길…돌파구는?

왕진화 기자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최고 기대 신작 중 하나인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로 회복세를 보였던 엔씨소프트가 지난 6일 52주 최저가로 장을 마감했다. 신작 게임에 대한 일부 이용자 실망감, 2분기 실적 역성장 전망으로 인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는 전 거래일보다 6500원(2.21%) 내려간 28만7500원을 종가로 기록했다. PC·콘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은 엔씨 신규 자체 지식재산권(IP)으로 내세우는 글로벌 신작으로, 연내 출시가 목표다.

TL은 지난 5월24일부터 30일까지 1만명의 한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2일 43만1500원에서 지난 5월15일 36만5000원까지 약 16% 가까이 떨어졌던 엔씨 주가는 5월16일부터 테스트 시작일인 24일까지 꾸준히 회복했다.

그러나 테스트 다음날인 같은 달 25일부터 엔씨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락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TL에 대한 테스터들의 혹평이다. 탈(脫)리니지를 위한 고민의 흔적은 곳곳에서 보였으나, 타 PC·콘솔 플랫폼 게임과는 달리 조작감이나 타격감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신작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리니지를 비롯해 기존 엔씨 MMORPG에는 높은 매출을 보장해줄 ‘확률형 아이템’ 수익 모델(BM)이 중심을 이뤘지만, TL은 서구권을 공략하기 위한 시즌 패스가 중심이었다. 확률형 아이템 BM을 극도로 꺼려하는 북미·유럽 이용자를 위해 이를 과감히 포기했음에도, 국내 테스터 중심으로 게임성 혹평이 잇따랐다.

비록 이용자들이 적게 즐길 것이란 게 예상되더라도 수익성이 높게 점쳐진다면 증권가에선 매출 기대감으로 인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당시 증권가에서도 TL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헤비 과금 유저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낮은 과금 수준 때문에 수익성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엔씨는 지난달 26일까지 종가 기준 30만원대를 유지해왔으나 같은달 27일, 올해 처음으로 30만원이 깨진 종가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5일, 52주 최저가인 28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씨 4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매각한 주식 수가 총 46만1694주에 이른다. 공시의무 발생일 당시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630억원어치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L 비공개 테스트 시작일인 지난 5월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30거래일동안 기관 투자자는 약 1684억원 규모인 52만5920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 또한 약 1518억원 규모의 45만4551주를 순매도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약 3188억원어치인 97만5977주를 순매수했다.

지난 2021년 2월, 종가 103만8000원으로 황금기를 기록하던 엔씨는 약 2년 반 만에 52주 최저가인 28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근 하락이 더욱 두드러진 건 오는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엔씨가 주가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업계나 증권가에선 단기간 주가 상승을 위해서라도 엔씨가 신작 공백기를 깨고 그간 예고해왔던 타이틀을 출시하거나, TL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이뤄져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엔씨 올해 신작 라인업 중 가장 빠르게 출시될 타이틀은 3분기 론칭 가능성을 시사한 모바일 퍼즐 게임 ‘퍼즈업:아미토이’로 점쳐진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게임 매출액이 3107억원으로 부진한 점이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라며 “리니지M의 일매출액은 2분기에도 13억9000만원으로 견조하겠으나 리니지2M이 7억1000만원, 리니지W가 12억5000만원으로 일 매출액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주가 하락요인이었던 TL은 국내 비공개 테스트에서의 부정적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 후 대규모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부정적 피드백이 비교적 명확하게 존재했으며 개발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다양한 버전의 개발 결과물들이 있어 수정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노후화로 올해 실적은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TL을 비롯한 다른 신작의 성과가 나타나는 2024년에는 반등세를 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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