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종합] “통신사→플랫폼으로 변신” LGU+의 SNS 출시가 가지는 의미

권하영 기자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 ⓒLG유플러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 ⓒLG유플러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사도 이제는 비통신 고객을 유인해야 할 때다. LG유플러스도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업’으로 가야 한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은 13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베터’(BETTER) 출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베터는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30일 출시한 일상 기록형 소셜미디어(SNS)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스레드까지 국내외 SNS 시장이 메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신규 SNS 베터를 출시한 이유는 통신사에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준비하는 최근 회사의 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귀현 담당은 “사실 통신사 고객은 그동안 통신서비스 가입고객에 한정돼 있었는데, 이제는 통신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넓게는 글로벌 고객들까지 생각을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결국 비통신 고객을 유인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네이버·카카오 같은 의미의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단 의미다.

앞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구조를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등의 4대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베터는 이중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시도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사내 스타트업형 신사업 발굴 조직인 ‘인피니스타(InfiniSTAR)’에서 도전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김 담당은 “통신사라도 다양한 사업분야에 진출하려면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고객과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을 심층 이해해 그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3.0 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베터는 ‘더 나은(Better) 나를 만드는 기록의 공간’이라는 콘셉트의 SNS로, 사진과 함께 1000자 이내 가벼운 글을 기록하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어 기록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신의 일상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일상·운동·취미·맛집 등 원하는 주제별 사진·글을 업로드하는 ‘보드’, 완료일 설정 시 디데이 기능을 제공하는 ‘목표 달성’, 자신의 기록을 다른 SNS로 공유하는 ‘소셜 공유’, 다른 유저와의 ‘소통’ 등이 있다. 특히 관심사별 리더와 함께 기록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인기다. 리더를 중심으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유저간 영감을 나누며 꾸준한 기록을 남기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1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팀장은 “다른 SNS는 지인과 연결된 데다 피드 형태로 하나의 기록을 올리면 금방 게시물이 내려가서 휘발성 기록이 되는데, 베터는 휘발이 아닌 주제별 과정의 기록을 누락 없이 할 수 있다”며 “기존 SNS를 이용할 때는 일부러 예쁜 곳을 찾아가기도 했는데 베터를 쓰면서 나의 보통 삶이 좋아지게 됐다는 이용자의 피드백도 있었다”고 베터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팀장 ⓒLG유플러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팀장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베터는 과연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사실 그동안 경쟁 통신사들도 다양한 SNS형 사업을 타진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터 역시 쉽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엔 다르다”고 말한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꾸는 노력 끝에 베터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베터를 만든 LG유플러스 내 인피니스타 조직은 ‘무한히(Infinity) 스타트업(Start-up)을 육성한다’는 의미로 신설된 최고경영자(CEO) 직속 신사업 발굴 조직이다. 이곳에선 앞서 지난해 10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를 출시했고, 이번 베터가 두 번째로 내놓은 신사업이다.

김귀현 담당은 “기존 방식대론 안된다는 결론을 냈다. 조직을 새로 세팅했고, 일하는 방식부터 많이 바뀌었다”며 “기존 통신사가 플랫폼을 빌드하는 방식은 개발자나 기획자가부터 외주로 에이전트에서 개발해 소싱받는 형태였다면, 우리는 지금 거의 다 인하우스로 만드는 조직 세팅이 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 담당 스스로도 카카오 출신이다. 그는 “플랫폼사가 일하는 방식을 많이 채택했고, 더 좋은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며 “인피니스타 조직의 경우 170명 정도 인원으로 구성돼 있고 이중 외부 영입 비중은 50%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물론 수익화에 대한 고민도 있다. 김 담당은 “투자금액은 유플러스에서 하는 신사업 치고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마케팅비도 아직은 최소로 하고 있다”며 “당장 큰 매출을 내는 것보다 얻은 수익을 열심히 활동해 플랫폼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유저들에게 배분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사람만 모으면 비즈니스모델은 따라온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꾸준히 베터의 이용자를 늘려 나가 3년 내 월간이용자수(MAU) 100만명이 넘는 국내 대표 SNS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김주영 팀장은 “국내 기준 3년 내 100만이라는 숫자는 당근마켓 등 여타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타임라인 대비 높은 숫자라 본다”며 “당연히 100만에 멈추지 않고 그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간단한 템플릿으로 쉽게 본인의 기록을 완성하는 ‘아카이브’, 유저간 응원을 통해 기록 동기를 부여하는 ‘커뮤니티’, 팔로워를 쉽게 얻고 새로운 수익 기회를 발굴하는 ‘퍼스널 브랜딩’ 등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베터에서 기록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