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게임찍먹] 자는 것도 게임 플레이…‘포켓몬슬립’만의 해석법

왕진화 기자

[사진=포켓몬슬립 플레이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걷는 행위를 ‘게임 플레이’로 풀어냈던 주식회사 포켓몬이 다시 한 번 평범한 일상을 게임으로 풀어냈다. 자면서 즐기는 게임 ‘포켓몬 슬립’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9일부터 24일 오전까지 약 6일간 해보니, 포켓몬스터 지식재산권(IP)을 평소 즐겨왔던 게임 이용자라면 이색적인 포켓몬 모습을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했다. 다만 게임보다 수면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수면 리듬 개선을 위해 다운로드를 고민한다면 다소 어설픈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24일 국내 구글플레이 기준 포켓몬 슬립(Pokémon Sleep)은 시뮬레이션 부문 인기 앱/게임 1위를 기록 중이다. 게임 플레이 핵심 방법은 간단하다. 잠들기 직전 앱을 켠 뒤, ‘잠자기’ 버튼을 눌러 앱을 활성화시키면 된다. 수면 계측에는 포켓몬고플러스플러스(Pokémon Go Plus+)를 착용하거나, 스마트폰 기기가 활용된다.

[사진=포켓몬슬립 플레이 화면 갈무리]

스마트폰은 충전기를 연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침대나 이불 위에 이를 놓아야 한다. 계측에선 스마트폰 마이크 녹음 기능과 스마트폰 내 위치·동작 센서인 가속센서 등이 활용된다. 마이크는 수면 시 소음을 확인하거나 분석하는 데 쓰인다. 또, 앱이 백그라운드로 실행될 경우 정확한 측정에 에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이크가 이러한 점을 방지해준다.

가속센서는 스마트폰이 위·아래로 뒤집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스마트폰 충격을 감지하는 역할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자다가 뒤척이면 베개에 놓여있던 스마트폰이 이 센서를 활용해 이용자 수면을 계측한다. 즉, 이 센서가 수면 타입을 가를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스마트폰을 딱딱하거나 평평한 바닥에 놓으면 정확한 계측이 어렵다.

다시 요약하자면, 이용자는 잠자기를 실행한 뒤 앱을 백그라운드 상태로 두거나 화면을 끄지 않은 상태로 단말기를 뒤집고 머리 맡에 놓으면 끝이다. 이용자가 잠든 동안 포켓몬 슬립에서는 이용자와 수면 타입이 비슷한 포켓몬을 끌어모은다.

수면 타입은 크게 ▲꾸벅꾸벅 ▲새근새근 ▲쿨쿨로 나뉘어진다. 꾸벅꾸벅은 얕은 수면 상태, 새근새근과 쿨쿨은 비교적 깊은 수면에 빠져든 상태를 뜻한다. 잠자기를 종료하면 수면 타입별대로 이용자가 몇 시간을 잤는지 수면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이후 개성 넘치는 포켓몬들의 잠자는 모습이 등장하며, 이용자는 이를 통해 ‘포켓몬 잠자는 모습 도감’을 완성해나갈 수 있다.

[사진=포켓몬슬립 플레이 화면 갈무리]

예를 들어 이용자가 꾸벅꾸벅 잠든 시간이 더 많았을 경우 꾸벅꾸벅 타입 포켓몬이 등장한다. 꾸벅꾸벅 타입 포켓몬에는 풀타입, 벌레타입의 포켓몬이 있다. 처음 수면 리서치로 나타난 포켓몬은 이상해씨, 모다피, 고오스가 있었으며, 이들은 각각 ‘광합성잠’, ‘다리뻗은잠’, ‘방긋방긋잠’을 잤다.

이후 간식 타임으로 포켓사블레 등을 줄 수 있고, 포인트를 채우면 ‘도우미 포켓몬’으로 영입이 가능했다. 간식 타임까지 마치게 되면, 이용자가 키워야 하는 잠만보가 등장한다. 도우미 포켓몬이 공급하는 식재료 등을 활용해 잠만보의 식사를 마련하고 이를 챙겨 먹이면 잠만보가 성장한다.

낮 시간에는 이들을 활용해 모은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잠만보 육성이 가능하다. 필드마다 만날 수 있는 포켓몬이 다르다. 이용자가 매일 플레이 할수록, 주말에는 희귀한 포켓몬이 더 많이 자러 오는 찬스가 발생한다. 특히 이용자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잠만보가 커질수록, 더 많은 포켓몬들과 만나거나 잠자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간 미디어로 비춰져 왔던 포켓몬 중에서, 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포켓몬은 잠만보나 푸린, 피카츄 등으로 손에 꼽혀왔다. 주인공 지우가 데리고 다니는 포켓몬 중 꼬부기나 파이리, 이상해씨 등이 자는 모습을 몇 번 노출했을 정도다. 이 게임을 통해 알고 있던 포켓몬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 색이 다른(이로치) 포켓몬의 잠든 모습도 확률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수집욕도 자극한다. 그러나 건강한 수면 습관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이 게임을 플레이할 예정이라고 한다면 아직은 스테이를 외치고 싶다. 우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 제공되는데, 음악이 한 곡밖에 없으며 음량과 관계없이 상당히 크게 흘러나온다.

직접 몸에 닿는 센서인 포켓몬고플러스+가 없는 이용자라면 양질의 수면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특히 이용자가 가족이나 배우자와 함께 잠드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코골이나 잠꼬대가 모두 녹음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계측만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기대하기 어렵다. 빠른 배터리 소모와 발열도 문제다. 수면 리듬을 유지, 개선해야 희귀 포켓몬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