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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넷플릭스, 키즈콘텐츠 사업 확장에…IPTV 3사 ‘견제’

강소현 기자

넷플릭스 키즈 & 패밀리 콘텐츠 행사 - 콘텐츠 소개 중인 넷플릭스 콘텐츠팀 정여진 코디네이터. [ⓒ넷플릭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키즈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앞세워 구독자를 확보해온 넷플릭스가 전략을 바꿔 키즈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넷플릭스는 지난 28일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80여명 참석자들과 함께한 ‘아이와 함께하는 레드카펫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더빙 체험과 쿠킹 클래스 등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TV 방송에선 보기 어려운 자극적인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는 이례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발간한 ‘2023 영상물 등급분류연감’. [ⓒ영상물등급위원회]

청소년관람불가 콘텐츠 비중만 봐도 그렇다. 지난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발간한 ‘2023 영상물 등급분류연감’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등급분류를 신청한 콘텐츠 가운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콘텐츠는 총 397편으로, 전체의 35.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다른 OTT에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콘텐츠 수는 ▲디즈니플러스 142편(16.8%) ▲애플TV플러스 18편(3.0%) ▲왓챠 9편(10.1%) ▲웨이브 3편(1.6%)으로, 콘텐츠의 수는 물론 비중 면에서도 넷플릭스가 압도적이었다.

물론, 넷플릭스가 키즈 고객들을 아예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아이들 나이대에 적합한 콘텐츠만 노출되도록 하는 ‘자녀보호 기능’을 도입해, 어린이의 안전한 시청 환경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넷플릭스가 키즈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넷플릭스가 향후 키즈 콘텐츠 사업의 방향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실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은 이날 “넷플릭스의 목표는 모두에게 이야기를 통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콘텐츠를, 보호자를 위해서는 언제나 안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키즈 시장은 출생아 수 감소에도 불구,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구 단위의 가입자가 아이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하는 최신 트렌드에 기반한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국내 키즈시장이 2012년 27조원에서 2021년 52조원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 5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삼촌 등이 지갑을 여는 8포켓의 트렌드가 키즈 콘텐츠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키즈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 뿐만 아니라 배움·교육 콘텐츠 제공 가능하다”며 “단발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결과 레포트 분석 등 고객과의 피드백 가능 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

키즈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넷플릭스 뿐 만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뒤늦게 이런 흐름에 편승한 가운데 IPTV(인터넷TV) 3사가 견제에 나섰다. 키즈 콘텐츠는 IPTV 3사가 주력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앞서 IPTV사 중 최초로 키즈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였던 KT는 IPTV 서비스 ‘지니TV 키즈랜드’를 통해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7만여편의 키즈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윤선생·밀크T·한솔·교원 등 주요 교육 브랜드 및 IP와의 제휴를 통해 키즈 콘텐츠 중에서도 교육 분야에 방점을 찍었다면, LG유플러스는 유아용 전용 미디어 플랫폼인 ‘U+아이들나라’를 구축하면서 키즈 콘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키즈 콘텐츠 시장 진출이 국내 IPTV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과거 IPTV를 포함한 방송 플랫폼이 전 가족이 보는 매체라는 성격이 강했다면 넷플릭스가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키즈 콘텐츠 시장 내 한정된 인적 자원이 IPTV에서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자들은 당연히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탄탄한 콘텐츠 투자 및 배급 구조를 갖추게 되면서 과거와 달리 전 연령대가 소비하는 콘텐츠까지 섭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는 제작 리소스를 활용한다면 단시간에 주목할만한 (키즈)콘텐츠를 내놓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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