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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8월①] 분위기 엇갈린 네이버·카카오, AI 경쟁 향방은?

이종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2023년 2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양사 모두 2분기 매출액 2조원을 기록했는데요. 다만 두 기업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분위기는 상반됐습니다. 기대에 부푼 네이버클라우드와 달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자사 사업을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및 미래 연구개발(R&D) 등 5개 부문으로 나눠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핵심 사업군으로 부각시켰는데요. 네이버클라우드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및 미래 R&D 사업 부문은 2분기 10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동기비로는 0.4% 하락했고 전분기대비로는 12.1% 성장했습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및 미래 R&D 사업은 2분기 공공부문 매출 증대로 기업(B2B) 매출이 늘었습니다. 실제 B2B 매출은 전년동기 917억원에서 올해 992억원으로 8.7% 늘었는데요. 2022년 2분기 인공지능(AI) 등 기술 부문에서 131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입니다.

오는 24일에는 네이버가 수년간 공들여 온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선보이는 데 더해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B2B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국내 AI 기업 중 가장 주목받는 곳입니다. 음성파일을 문서화하는 AI ‘클로바노트’가 대표적인데요. 오픈AI의 LLM GPT-3.5, GPT-4를 기반으로 숱한 서비스가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하이퍼클로바X도 큰 잠재력을 지녔으리라 기대됩니다. 또 이와 같은 AI에 대한 수요는 곧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매출로도 이어지는데, 최근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경쟁에 혈안인 배경입니다.

네이버는 자사의 소프트웨어(SW) 및 AI 사업 부문 대부분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집결시켰습니다. AI 개발자 그룹인 ‘클로바’를 비롯해 웹브라우저 및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웨일’, 한국어 번역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파고’ 등 각자의 영역에서 검증된 팀들이 어떻게 융화될지에도 업계의 기대가 쏠립니다.

카카오에는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우선 카카오의 2분기 매출 2조원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편입 효과입니다. 실제 카카오의 사업 부문만 두고 본다면 역성장했는데요.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상황이 밝지 않습니다.

2019년 연말 공식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IT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회사입니다. 코로나19 직후 귀해진 개발인력을 블랙홀마냥 흡수해간 것인데요.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2019년12월 471명으로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0년에 505명을 채용, 862명으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이와 같은 ‘채용 러쉬’는 2021년, 2022년에도 이어졌습니다. 2021년12월 1043명, 2022년12월1233명으로 가파르게 늘렸습니다. 국내 업계 1위인 네이버클라우드보다도 인력이 많은데요. 그러나 매출액은 네이버클라우드에 비해 5분의1도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몸집 불리기가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난 5월 백상엽 전 대표가 사퇴했고,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인력 XXX명까지 줄인다’ 같은 소문이 파다한데요.

실제 국민연금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6월 기준 65명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국민연금 가입자가 상실됐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퇴사했거나, 다른 계열사로 이직했는데요. 앞으로 이 수치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려운 상황 속 돌파구로 내세운 것은 AI입니다. 카카오 역시 ‘초거대 AI’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다만 R&D를 하는 카카오브레인과 B2B 사업을 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향후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카카오가 10월 출시할 ‘코GPT’의 경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아닌 카카오브레인의 작품입니다.

하반기 나란히 AI 서비스를 내놓는 네이버와 카카오, 클라우드 시장에서 두 기업이 어떻게 경쟁할지, 그 경쟁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시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4년 내 국내 ‘톱3’ 클라우드 MSP 사업자 되겠다는 SKT, 강점은?= SK텔레콤이 오는 2027년까지 국내 ‘톱3’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업자(MSP)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등 통신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비용 절감 컨설팅 및 솔루션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국내에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 GS네오텍과 같은 전문 클라우드 MSP와 대기업 IT 서비스 사업자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SKT는 그동안 펼쳐온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확대하고, AI와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해 오는 2027년 국내 톱3 수준의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1위 통신사라는 이점을 살려 5세대(G) 통신을 결합해 근거리에서 최적의 컴퓨팅을 구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T의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성장한 127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DB증권 등 증권가는 AWS와의 파트너십 강화에 따른 고마진 상품 판매에 따라 올해 목표치인 1500억원 매출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는 중이다.

◆메가존클라우드, AWS AI 컨택센터 ‘아마존 커넥트’ 서비스 딜리버리 파트너 자격 취득=메가존클라우드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기반의 컨택센터 솔루션 ‘아마존 커넥트’의 서비스 딜리버리 파트너 자격을 취득했다.

아마존 커넥트는 별도의 프로그램 배포나 관리 기반 시설 없이도 인터넷에만 연결할 수 있는 환경에서 헤드셋만 있으면 상담원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WS의 솔루션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아마존 커넥트 서비스 딜리버리 파트너 자격 취득을 기반으로 국내 AI 컨택센터 고객사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델테크놀로지스, 생성형AI 구축 위한 신규 오퍼링 공개=델테크놀로지스는 온프레미스 환경에 생성형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규 오퍼링을 공개했다. 올해 5월 발표된 프로젝트 헬릭스의 일환으로 출시된 ‘델 생성형 AI 솔루션’이다. ‘델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 ‘델 파워엣지 서버’, ‘델 파워스케일 비정형 데이터 스토리지’, ‘델 ECS 엔터프라이즈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델과 엔비디아의 공동 엔지니어링으로 탄생한 ‘생성형 AI를 위한 델과 엔비디아의 검증 설계’ 오퍼링은 AI 추론을 위한 블루 프린트로서 모듈러 방식을 통해 빠르게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텐서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델의 인프라에 탑재돼 제공된다.

◆롯데정보통신, AWS로부터 마이그레이션 컴피턴시 취득=롯데정보통신이 AWS로부터 마이그레이션 컴피턴시를 취득했다. 마이그레이션 컴피턴시는 AWS에서 심층적인 기술 지식과 고객 성공 사례를 보유한 파트너에게 주어지는 인증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최근 진행한 대규모 마이그레이션 사례를 통해 해당 역량을 인증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및 대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하반기 AI 재도약 노린다…클라우드도 동반 성장 기대감=2분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한 네이버가 하반기 초거대 AI를 바탕으로 한 재도약을 노린다. 사업의 주축이 되는 네이버클라우드는 상반기 공공부문 사업 수주로 날개를 편 데 이어 하이퍼클로바X 출시로 연타석 홈런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8월24일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와 클라우드 기반 B2B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이 GPT-3 대비 6500배 이상인 ‘한국어 특화 LLM’이다.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설계된 AI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인데,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 창작생산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조 단위가 넘는 상당한 투자를 통해 축적해온 AI 기술을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클라우드 부문의 경우 다양한 파트너들을 지원하며 솔루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고, 신규 상품 개발 및 서비스 강화 등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등에 업은 MS 오피스SW 공세…국내 오피스SW 기업도 AI로 대응 ‘진검승부’=오피스 SW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폴라리스오피스 등 국내외 오피스 SW 기업들이 각종 AI 기능을 제품에 녹여내는 중이다. 선두에 있는 것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MS다.

MS는 지난 3월 자사 오피스 SW에 탑재할 수 있는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선보였다. 코파일럿은 인간의 손을 거쳐야 했던 작업 상당수를 AI가 대신해준다. 워드 문서파일을 요약하거나 파워포인트 디자인을 대신 하고, 엑셀 계산 및 표를 생성해주는 등이다. MS는 최근 파트너사 행사에서 코파일럿을 월 30달러에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컴은 네이버와의 협력을 선택했다. 오는 24일 출시 예정인 하이퍼클로바X를 자사 제품 ‘한컴독스’에 탑재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축형 SW에서 구독형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한컴이 하이퍼클로바X로 어떤 진화를 할지, 그 진화는 성공할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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