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개발자다] 19만 유튜버·개발사 대표 러셀, “언리얼엔진이 제 인생 바꿨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시대다. 이 개발 속도는 J 커브를 그리고 있으며, 갈수록 훨씬 가팔라질 것으로 개발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유튜버 러셀(Russell·본명 류충현·25)이 ‘20년 뒤의 꿈을 그리기 보다는 오늘을 열심히 살자’는 좌우명을 가지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러셀은 19만명이 구독하는 채널을 운영 중인 유튜버이지만, 직업이 여러 개다. 개발자이면서,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각종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개발사 류프로덕션을 이끌고 있는 대표다. 지난 3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소재 류프로덕션 사무실에서 만난 러셀은 <디지털데일리>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언리얼 엔진이 가진 이점을 중심으로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렸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리얼’…“제게는 ‘혁신’이죠”=어린 시절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온 러셀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컴퓨터를 좋아하며, 여행을 떠날 때마다 여행지에서 친구들과의 추억을 많이 남기는 학생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상 면면을 나만의 시각으로 남겨본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러셀은 생각했다.
그의 꿈은 컴퓨터를 잘 다루는 취미가 더해지면서 갈수록 선명해져갔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로 진학한 이후부터 그의 프로젝트는 빛을 발했다. 새로운 기술은 누구나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곳곳에서 쓰일 때 비로소 ‘완성’이 된다는 말이 있듯, 러셀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추억 속 장면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감쪽같이 그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창작물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어, 그는 이러한 일에 더욱 몰두하기 시작했다. 언리얼 엔진이 그의 도구가 돼줬다.
현재 러셀과 러셀이 대표로 있는 류프로덕션이 작업 중인 작품을 살펴보니, 근현대사 교과서나 사극에서 나올 법한 어느 동네가 등장했다. 겉으로 보기엔 실제와 같은 현실이었다. 상회나 철물점 같은 일종의 가게부터 주변을 둘러싼 나무들까지 군데군데 묘사된 픽션적 요소들은 이 공간이 ‘가짜’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러셀은 “이곳에 사용된 고품질의 리소스들은 저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방대한 산업군에서 필요로 하는 곳이 굉장히 많다”며 “언리얼 엔진의 여러 활용성과 류프로덕션이 가진 기술을 결합해 이것을 외부에서도 큰 리소스 소모 없이 재사용할 수 있게끔 작업해 폴리싱한 뒤, 판매나 거래를 하며 많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리얼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데이터들이 사실적인 것과 동시에 리얼 타임(실시간)으로 구동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류프로덕션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많이 보급하면서, 빠른 속도로 생성할 수 있는 노하우나 데이터베이스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메타버스나 산업군에서도 콘텐츠로 활용할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러셀이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됐던 과거 청계천 거리 샘플도 함께 살펴봤다. 청계천을 둘러싼 거리를 단 한 번이라도 거닐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놀랄 만한 사이즈의 청계천이 모니터 안에 그대로 구현돼 있었다. 이들의 추억 속 한 장면을 마치 사용자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청계천 거리 주변 상점들이 어떤 상품을 취급하는지, 청계천 주변 지도 또한 따로 찾아볼 필요가 없었다. ‘리얼’ 그 자체였다. 러셀과 류프로덕션이 이런 거리를 만들때 참고하는 건 실제 사진 뿐이다. 여기에, 현실에 없었던 어느 한옥이 우두커니 거리 한가운데를 장식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이 공간이 가짜라고 말해주는 요소였다.
◆“언리얼 엔진, 누구나 당장 시작해볼 수 있어…초보자에겐 UEFN 제안”=러셀은 일반인 누구나 쉽게 본인이 생각하는 현실 모습을 언리얼 엔진을 통해 그대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알리기 위해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5 사용 방법을 쉽게 설명하는 강연자가 되기도 했다.
러셀은 “개발을 배워보지 못한 비전공자도 한 번쯤 게임이나 콘텐츠를 즐겨보면서 본인이 추가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나 이야기, 게임 룰이 있었을 것”이라며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이런 부분들을 두려움 없이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는 툴이 언리얼 엔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언리얼 엔진은 어느 정도 본인이 직접 세팅을 많이 시도해야 하기 때문에, 언리얼 엔진이 조금 무거운 툴이라고 느껴지거나 접근하기가 조금 애매하다고 느낀다면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해외에서 유명한 게임인 ‘포트나이트’ 개발에 사용된 리소스들을 전공 무관자나 일반인 누구나 직접 써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러셀은 UEFN 매력에 대해 ▲포트나이트를 바탕으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이 쉽고 ▲게임 출시나 서버 운영, 배포와 수익 창출까지도 수월하게 가능하도록 구축된 시스템이라는 점을 꼽았다. UEFN은 본인이 만든 게임을 즐긴 사람의 수에 따라 에픽게임즈가 직접 수익을 나눠주는 형식이다.
러셀은 “에픽게임즈는 UEFN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로 발생한 수익을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포트나이트 아이템 상점 등에서 발생한 순수익의 40%를 유저들의 참여도에 비례해 지급한다”며 “이러한 점을 보면, 에픽게임즈는 정말 비즈니스모델(BM)에 영향 받지 않고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하면서 게임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주도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같이 작은 회사나 아이디어, 영감은 많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힘든 개발사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닥친 현실적인 문제를 많이 완화해준 게 언리얼 엔진의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게임 및 게임개발 시장 파이를 키울 뿐만 아니라 선순환도 이뤄질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을 궁극적으로는 에픽이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류프로덕션에서는 에픽게임즈 및 여러 기관과 협력해 언리얼 엔진 관련 지식 및 한국적인 애셋을 제작하는 노하우까지 공유하고 있다. 그가 나누고 싶은 일상 속 장면들은 유튜브 채널에도 업로드 해뒀는데, 러셀의 채널 구독자는 무려 19만명에 이른다.
러셀이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우리 사회에서 스트레스나 고민거리가 생긴 이용자 누구나 한국 기반 가상공간 내에서 힐링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러셀은 “돈 같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AI 기반 인터랙션도 하며 나만의 집을 만드는 등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는 힐링 활동을 류프로덕션에서 만든 프로젝트에서 체험해보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을 만들면서 기업 간 거래(B2B)도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가능성을 많이 얻게 됐다”며 “현재로서의 목표는 게임이나 각 기업에서 활용될 여러 가지 최신 기술들을 만들고 싶고, 저희가 그리는 꿈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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