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대기업 계열사의 블록체인 사업에 재시동이 걸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악화로 큰 행보가 없었던 사업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먼저 SK플래닛은 대체불가능한 토큰(이하 NFT) 기반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부터 웹3.0 생태계 진출을 위해 준비해왔던 SK플래닛은 실용성이 강화된 NFT를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유틸리티 NFT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회사 가제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틸리티 NFT는 투자로서 NFT가 아니라 NFT를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혜택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회사는 OK캐쉬백 멤버십에 NFT를 접목하는 것부터 관련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상품을 구입해도 일부는 다시 돌려준다는 혁신적인 개념으로 OK캐쉬백이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NFT 활용을 통해 다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SK플래닛은 지난달 OK캐쉬백을 맞춤형 멤버십 NFT로 개편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OK캐쉬백 NFT 소유자는 직접 커뮤니티를 개설하거나 참여해 제안, 미션 등을 수행하면 추가적인 적립이나 특별한 혜택을 제공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출시된 지 오래 된 OK캐쉬백의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경제동력인 MZ세대 유입 등 효과를 위해 NFT를 활용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라며 "또 회사가 만든 아발란체 기반 메인넷 '업튼'을 다양한 고객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튼 스테이션은 보관, 전송 등 지갑 고유 기능 외에도 하반기 커뮤니티 채널을 업튼 스테이션 내에서 운영, 사용자들이 별도 로그인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기능이 확장될 계획이다.

LG CNS는 블록체인 시장에 대기업 계열사중에서도 일찍 발을 들였다. 때문에 다른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빗썸 자회사와 함께 NFT 마켓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물론, 코스콤과 토큰증권(ST) 공동 플래솜 서비스 운영을 위해 협약했다.

LG CNS는 구독형 서비스인 '모나체인 서비스형 토큰'을 출시하기도 했다. 모나체인은 LG CNS가 자체 개발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이 원하는 NFT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NFT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NFT 발행 수요도 이전에 비해 높다. 이에 LG CNS는 NFT를 보다 쉽게 발행할 수 있도록 자체 서비스를 개발했다.

LG CNS는 지난 6월 플래티어와 함께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 기반 '서비스형 토큰(이하 TaaS)' 서비스인 '엑스투비 NFT'를 선보였다. TaaS는 비즈니스에 NFT를 접목하고자 하는 기업에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앞서 LG CNS는 분산신원증명(DID)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면허증을 비롯해 신한은행·우리은행 등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기도 했다.

LG CNS 관계자는 "회사는 웹3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기존 솔루션사업담당 산하에 있던 '블록체인사업추진단'을 올해 초 '웹3사업추진단'으로 명칭을 바꿔 보안·솔루션사업부 직속조직으로 확대 재편했다"라고 말했다.

SK C&C도 토큰증권 시스템 구축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ST 시장 참여를 원하는 대형 증권사와 은행부터 보유자산유동화를 원하는 기업, 스타트업 등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기초로 가치평가와 서비스 컨설팅, 법률 지원 등까지 아우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회사는 앞서 'ST올인원(All In One)'을 출시한 바 있다. ST올인원은 ST대상 자산 발굴부터 자산 가치 평가, ST 상품설계, ST발행 및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괄하며 단계별 사업자들을 연계해 주는 서비스다.

SK C&C는 ST플랫폼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구축형 두 가지로 나눠서 모두 준비하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데다 금융사업부도 함께 있어, 금융권에서 서비스 구축을 문의주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특히 토큰증권의 경우 고객사 니즈에 맞춰 플랫폼 구축 등 도움을 주는 비즈니스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토큰증권 법제화와 함께 법령 해석에 있어 모호한 부분이 조금 더 명확해지면 실질적으로 SK C&C 사업 수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크립토 윈터로 장이 축소된 상황에서 활발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는 어려웠지만, 점차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블록체인 사업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