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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분기 영업이익 1조 넘겼다지만…수익은 10년 새 반토막 [IT클로즈업]

백지영 기자
[ⓒ 각 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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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통신3사가 유무선사업 호조와 신사업 확대로 올 2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요금인하 요구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줄고, 설비투자(CAPEX)는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난 10~15년 사이 반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이미 과포화 수준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통신사의 상황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은 인구 100명당 이동통신 가입자가 140.6명으로 과포화된 시장이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보다 포화된 국가는 일본과 러시아 정도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최신 통계를 살펴봐도, 지난 6월 기준 국내 휴대폰 가입자가 560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5100만명)을 초과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2023년 2분기(4~6월) 합산 영업이익은 1조3275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7% 늘어났다. SK텔레콤은 4634억원으로 0.8%, KT는 5761억원으로 25.5%, LG유플러스는 288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단순히 ‘1조원’이라는 수치만 보면 국내 통신업계가 마치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와 산업 평균, 해외 통신사 등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수익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지난 2005년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률(별도기준)은 15.2%에 달했으나, 이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작년 기준 7%로 뚝 떨어졌다. 특히 LTE 상용화 시점인 2011년의 영업이익률 9.6% 에 비해선 2.6% 감소한 수치다다. 2022년 기준 SKT는 9.3%, KT는 6.6%, LG유플러스는 7.8%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도 3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0.8%, 8.8%, 9.9%에 그쳤다.

국내 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2005년 기준 산업평균 영업이익률은 7.4%였으나, 2022년 기준으로는 오히려 7.7%로 높아졌다. 해외 통신사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국내 통신3사 모두 2016년 이후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미국 버라이즌과 AT&T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각각 24.2%, 24.4%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보다폰이나 오렌지, 도이치텔레콤이나 등 유럽 통신사 역시 11.8%, 13.4% 1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 역시 해외 사업자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OECD 24개 회원국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EBITA는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다. GSMA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 1위인 스웨덴(46.7%)과 비교해 한국은 절반 수준인 23.3%에 불과하다.

인구절벽 위기에 따라 국내 통신3사의 매출 성장률도 정체 상태다. 국내 통신3사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과 2019년 두번을 제외하고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2022년 기준 한국 경제 성장률 2.6%였던 반면, 통신3사 매출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여기에 통신사의 수익성 하락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것이 정부 규제에 따른 요금인하 압박이다. 이로 인해 통신사의 ARPU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도입된 선택약정 할인제도가 지난 2017년 9월 25%로 확대되면서 3사의 ARPU는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실제 2011년 LTE 상용화 이후 3사의 ARPU는 2014~2015년만해도 3만5000원 수준이었지만, 5G 상용화 시점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ARPU는 3만256원으로 대폭 떨어졌다. LTE 대비 5G의 ARPU는 6%가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특히 올 2분기 기준 KT를 제외한 통신사의 평균 ARPU는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2만9920원을, LG유플러스 역시 4.5% 감소한 2만8304원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정부는 지난해부터 통신3사에 5G 중간요금제 신설 등을 주문하는 등 통신비 인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통신3사가 지난 5~6월에 걸쳐 출시한 2차 5G 중간요금제(40~100GB) 영향도 오는 3분기부터 본격화 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추가 ARPU 하락도 예상된다. 연내 최저·로밍요금 인하까지 이뤄질 경우, 이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알뜰폰 시장 확대와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통도 또 다른 위협이다. 수익서 악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설비투자(CAPEX)의 증가도 지목된다. 5G 상용화 후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통신3사의 CAPEX는 8조5600억원으로 LTE 대비 약 9% 증가했다.

이에 현재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 발굴에 집중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통신업계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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