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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8월②] 겨울이 오고 있다… 실적 성장에도 떠는 클라우드 업계

이종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나온 이 말은 힘든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지금,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쓰이기도 합니다.

지난주 국내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가장 두각을 드러낸 것은 NHN클라우드인데요. NHN의 기술 부문(NHN클라우드, NHN테코러스, NHN두레이 등)은 전년동기대비 35.6%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다수 수주한 덕분입니다.

시장 1위 사업자인 네이버의 클라우드 및 미래 연구개발(R&D)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0.4% 역성장했습니다. 다만 기업9B2B) 매출만 비교할 경우 작년 2분기 917억원에서 올해 992억원으로 8.7% 늘었습니다. 2022년 2분기 인공지능(AI) 등 기술 부문에서 131억원을 기록한 것이 역성장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룹사 수장 공백으로 혼란을 겪던 KT클라우드도 선전했습니다. KT에 따르면 KT클라우드의 매출은 2022년 2분기 1297억원에서 올해 2분기 1538억원으로 18.5% 상승했습니다.

모두가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실적 부진으로 백상엽 대표가 사퇴한 데 더해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노동조합은 경영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중인데, 오는 17일 오후12시에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인근 판교역에서 1시간가량의 행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제외하면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 모두 순항하는 듯한 모양새이나, 현장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반기 지금껏 지속해오던 성장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바로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축소 때문인데요.

이는 연초부터 예견된 일입니다. 정부는 올해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예산을 1753억원에서 20% 남짓인 342억원으로 삭감했습니다. 이와 같은 예산 삭감은 곧 시장 축소로 이어집니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우 공공 사업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만큼 치명적입니다. 티맥스가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먹거리는 줄었는데 경쟁은 더 치열해진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예산 축소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위주의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옮겨가기 위함입니다. SaaS 기술력을 갖추거나 이들 기업과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가 주목할 만한 경쟁력으로 부각됐습니다.

공공 시장의 축소는 클라우드 시장이 아직 초창기인 상황이다 보니 더 치명적입니다.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와 달리 NHN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아직 적자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냥 안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공공 클라우드 예산을 올해대비 4배가까이 늘어난 약 1200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역시도 계획안에 비해 집행 예산이 크게 줄었고, 1200억원이라는 금액도 2022년 집행된 1786억원대비 낮은 점을 고려하면 희소식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각사는 저마다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는 24일 공개할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NHN클라우드는 하반기 개소할 광주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KT클라우드도 6000억원의 투자를 유치, AI 및 반도체를 확충해 AI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AI 컨택센터 등 수익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오고 있는 것은 맞는지, 다가올 겨울에 각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그 결과는 어떨지, 봄은 언제쯤 찾아올지 등. 공공 시장의 변화에 정보기술(IT)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시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구글클라우드 “클라우드 도입한 통신 산업 겨냥 공격 급증”=구글클라우드가 2023년 3분기 위협 지형(Threat Horizons Report) 보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구글 자체 정보와 보안 팀의 전략적 인텔리전스 등이 담겼는데, 통신 산업을 겨냥한 공격이 급증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다.

보고서는 통신 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이를 표적으로 하는 국가 공격자 차원의 사이버 범죄가 늘었다고 전했다. 구글클라우드에 인수된 사이버보안 기업 맨디언트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가장 빈번하게 공격 대상이 된 부문은 무선통신, 정보기술(IT) 및 통신 서비스, 데이터 서비스 등이다.

구글클라우드는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자가 통신 산업을 겨냥하게 하면서 금전적 목적을 가진 사이버 범죄자가 툴과 기술이 발전하도록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통신 산업이 주요 IT 운영 및 비즈니스 자원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관하는 작업을 지속함에 따라 이에 대한 위협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컨택센터 사업에 전력… 브랜디‧하우스텝에 공급=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자사 카카오 i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카카오 i 커넥트 센터’를 AI 컨택센터 도입 및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브랜디와 인테리어 플랫폼 하우스텝의 사례도 소개했다.

두 기업이 채택한 카카오 i 커넥트 센터 SaaS형은 기업이 별도의 서버와 장비를 구축할 필요 없이 월 단위의 구독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사전에 미리 체험해보고 도입을 결정할 수 없었던 타 서비스들과 달리, 카카오 i 커넥트 센터 SaaS형은 실제 사용 환경과 동일한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노그리드, 경북도 산하기관 클라우드 통합업무시스템 구축 완료=이노그리드는 민간 클라우드 기반 경상북도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 도입 사업을 마무리하고 향후 5년간 경북도청 산하 18개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운영 및 관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작년 진행된 컨설팅 사업에 이어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까지 수주한 결과다.

이노그리드는 민간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설계하고, 일원화된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그룹웨어 SaaS 솔루션을 도입, 업무진행 상황에 대한 통합모니터링 기능 등을 구현했다. 또 향후 5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운영‧관리하는데, 자사 관제센터를 통해 장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NHN클라우드, SR 통합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운영 사업 수행=NHN클라우드는 SRT 운영사인 SR의 통합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구축 및 운영 사업을 수주하고 시스템 구축을 수행한다. NHN클라우드가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제공하고, 자회사인 인재INC 등이 클라우드 MSP의 역할까지 맡는다.

이번 사업은 SR의 노후 정보 시스템 전체를 대내, 대외 시스템별로 구분하고 각각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고객 시스템, 업무지원 시스템 등 주요 시스템 전반이 해당한다. NHN클라우드는 3개년에 걸쳐 이관을 수행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현장 근로자 지원하는 신규 AI 기능 공개=마이크로소프트(MS)가 현장 근로자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AI 신기능을 공개했다. ▲스마트한 운영 ▲손쉬운 커뮤니케이션 ▲신뢰할 수 있는 경험 등 3개 영역으로 나뉘는데, ‘다이나믹스365 필드 서비스 코파일럿’을 ‘아웃룩’과 ‘팀즈’에 통합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MS는 “현장 근로자는 전체 인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다수는 반복적이거나 사소한 업무에 시간을 소모하고 효율적인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리소스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가 대부분의 인력 부문에서 생산성을 혁신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 근로자 65%(MS 업무동향지표 기준)는 AI가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며 현장 근로 환경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신규 도구 및 기능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티맥스클라우드, CSP 시장 진출…데이터센터 구축=티맥스그룹이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내월 1월을 목표로 클라우드 서비스(CSP)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성남시 인근에 CSP 사업용 별도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IaaS부터 서비스형 플랫폼(PaaS), SaaS까지 풀스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티맥스클라우드는 그동안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다. 내년부터는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공공 진출을 위해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도 획득한다는 방침이다.

◆“언제 어디서든 같은 클라우드 경험”… 오라클, 클라우드앳커스터머 출시=오라클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랙(Rack) 형태의 인프라스트럭처 제품 ‘클라우드앳커스터머(Cloud@Customer)’를 출시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에게도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오라클은 클라우드앳커스터머 출시와 함께 자사의 분산형 클라우드 전략을 특히 강조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비롯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나아가 클라우드앳커스터머까지 기업의 정보기술(IT) 환경이 어떤 형태를 지녔건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유사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아웃포스트’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클라우드앳커스터머는 아웃포스트대비 더 높은 성능과 용량, 기능을 제공하지만 가격을 절반 이하다. 또 일부 기능에 제약이 있는 타사 서비스와 달리 클라우드앳커스터머는 기업 데이터센터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기능을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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