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발자다] 독학으로 개발자된 이유? “저만의 디지털 세계 갖고 싶었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개발자가 되기 전 개발 경험은 전무했습니다. 로블록스에서 개발자로 활동하기 전에는 남들과 같은 평범한 로블록스 사용자였는데, 로블록스를 자주 플레이했던 경험이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개발자로 나아갈 수 있는 바탕이 됐던 것 같네요.”
캐나다 소재의 캘거리 대학교(University of Calgary)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24세 한국계 캐나다인 에릭 박(Eric Park)은 현재 로블록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발사 ‘트리헥스 스튜디오(Trihex Studios)’ 창립자이자 대표다.
18일 에릭 박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로블록스를 자주 접하고 활용하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가며 개발 실력도 키울 수 있었고, 그 결과 개발에 전문성을 갖춰 이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개발자가 아니었던 어린 시절의 에릭이 처음으로 로블록스를 접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만의 창의적인 세계에서 무엇이든 구축할 수 있다’는 로블록스 인터넷 광고에 이끌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자신만의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마음을 평소에도 갖고 있었다.
특히 인터넷에서 플래시 게임만 하던 어린 시절의 박 대표는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라는 개념이 새로웠고, 때문에 로블록스 광고에서 큰 인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학교 동아리, 아르바이트 등 남들이 가는 전형적인 길을 걷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해왔던 그는 ‘나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고 로블록스에서 체험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박 대표는 “로블록스의 메시지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며 “저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저만의 세상을 구축할 수 있다는 개념은 로블록스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고 말했다.
◆개발자 진로 고민, 독학으로 극복…로블록스 도움으로 완성=개발자가 아니었던 그가 로블록스 체험 개발을 위해 택한 방법은, 다름 아닌 ‘독학’이었다. 교과서나 강좌를 통해 배우는 것도 좋은 독학 방법이지만, 실전을 통해 경험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실력을 성장시키는데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박 대표는 체험 및 게임 개발자가 되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어엿한 개발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스스로 경험을 쌓아왔던 것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18세부터 로블록스 개발자 환전 프로그램(Developer Exchange Program)을 통해 수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로블록스 크리에이터가 각 창작물의 결과를 통해 획득한 로벅스(Robux)를 실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넘어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박 대표는 게임 개발 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프로그램 기간 급여도 받을 수 있는 ‘로블록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2020’(Roblox Accelerator Program 2020)을 택하며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한 걸음 더 내딛었다. 이는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개발자 지원을 위해 운영했던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12주 동안 진행됐던 로블록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다양한 교육 세션을 비롯해 1:1 멘토링 및 컨설팅 지원, 로블록스의 직원, 프로그램 선배 및 다른 프로그램 참가자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 프로그램은 로블록스에서 체험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자로서 신뢰를 쌓는 일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블록스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지만, 로블록스의 생태계는 사용자로서 플랫폼을 경험해야만 보다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게임 업계에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로블록스 생태계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게임 개발 경험만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독학과 프로그램 등으로 열의에 불탔던 박 대표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일주일에 7일, 하루 8시간 이상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그런 그에게 개발자를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시점이 찾아왔다.
박 대표는 “레드클리프 시티 RP를 개발하기 전, 이 업 자체를 그만둬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간이 찾아왔지만, 결단을 내리기 전에 한 번쯤은 제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로블록스에서 전통적인 게임 디자인의 요소를 따르지 않고 제가 상상했던 세계를 담아낸 체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레드클리프 시티 RP, 사용자 피드백 응원에 늘 감사하죠”=트리헥스 스튜디오(Trihex Studios)는 박 대표가 다른 게임 개발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를 결심한 후 설립한 회사다. 주요 개발 활동으로는 로블록스 대표 체험 중 하나인 ‘레드클리프 시티 RP(Redcliff City RP)’가 있다.
로블록스 사용자는 호화로운 주택에서 거주하거나, 슈퍼카를 타고 마을을 다닐 수 있는 등 레드클리프 시티 안에서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레드클리프 시티 RP는 올해 8월 기준, 방문 횟수 약 5억5000만을 기록했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인 ▲홈디포(Home Depot) ▲소니(Sony) 등 여러 곳과 협업해 맞춤형 브랜드 제휴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개발사에서 일하는 동안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저만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트리헥스 스튜디오에서 여러 체험 및 게임을 개발해오며 개발의 많은 부분을 배웠고, 그 결과 로블록스에서 레드클리프 시티 RP 체험을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레드클리프 시티 RP가 사용자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로블록스 체험을 개발해오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을까? 그는 ‘취미로 시작한 일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라고 꼽았다. 로블록스에서 개발자로 활동하기 전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관련된 어려움과 고난에 직면했던 적이 그에게도 있었다.
그는 “작업 공간 밖의 세상과 고립돼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레드클리프 시티 RP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제 삶을 다시 정비할 수 있었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희생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레드클리프 시티 RP를 업데이트하고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박 대표의 올해 가장 큰 목표다. 또한, 그는 개인적인 성장에도 힘을 쓰며 과거에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힌트를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제가 경험했고 확실히 해온 한 분야를 열심히 탐구하다 보면 언젠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꾸준함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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