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페낭 잇는다…인텔 ‘프로젝트 펠리칸’ 비상준비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건재하다.”
지난해 9월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세간의 무어의 법칙 임종(?)과 관련해 이같은 발언으로 이를 일축했다.
‘무어의 법칙’은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인텔 창립자 고든 무어가 고안한 개념이다.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단순화 시킬 수 있는 이 법칙은 그간 반도체를 대표하는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미세공정의 복잡성과 기술 난이도 향상 등으로 인해 그간 통용됐던 무어의 법칙이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2021년 펫 갤싱어가 인텔에 다시 합류하면서 무어의 법칙은 재해석됐다. 오는 2025년까지 4년간 5개 공정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른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패키징 분야에서도 혁신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미 내부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 실현 가능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페낭은 이러한 인텔의 제2 무어의 법칙을 실현하기 위한 최적지로 분류될 수 있다.
인텔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14세대 메테오레이크는 극자외선노광장비(EUV) 기반 인텔4 공정이 첫 도입되는 클라이언트 부문 코어 프로세서로 인텔의 외부 파운드리 활용 역량 강화를 통해 TSMC에서 공급받는 GPU 등을 마찬가지로 인텔 고유의 패키징 적층 기술인 2세대 포베로스를 통해 타일형태로 설계한다. 이를 최종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셈블리와 테스트 및 검증을 거치는 곳이 바로 말레이시아다. 즉, 메테오레이크 초기 물량은 ‘메이드 인 말레이시아’가 마크된다.
최첨단 공정과 고유 패키징 기술이 접목되는 메테오레이크는 사실상 말레이시아 페낭의 새로운 시작점이다. 지난 2021년 팻 겔싱어는 70억달러(한화 약 9조원)를 투자해 말레이시아에 신규 팹을 구축하기로 했다. 페낭에서 현재 진행 중인 ‘펠리칸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다.
‘펠리칸 프로젝트’는 인텔은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텔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설이다. 2개 공장과 사무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인 추구장 크기의 7배 규모인 약 2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실제 페낭 건설 현장은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는 크레인과 인부들로 북적인다. 현재 대략적인 뼈대를 갖추고 있는데, 규모만으로도 상당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어드밴스트 패키징 시설이 완료된다면 명실상부 페낭은 이전과 달리 작업 수행 능력이 확장된다. 현재 메테오레이크의 경우 전공정과 핵심 후공정(포베로스 등)이 모두 완료된 후 베이직 웨이퍼 단위로 페낭 시설에 진입한다. 하지만 펠리칸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핵심 후공정 역시도 페낭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즉, 인텔이 추구하는 어드밴스트 패키징 전 과정을 페낭 내에서 완료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인텔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외부 고객 유치에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어드밴스드 패키징과 관련한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도 클 전망이다.
AK 총 인텔 제조, 공급망 및 운영 부문 소속 부사장 겸 인텔 말레이시아 매니징 디렉터 및 시스템 통합 및 제조 서비스 총괄은 “말레이시아에서 두 개의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페낭에서는 추가적인 어드밴스드 패키징 제조 역량을 추가하고 있다”라며, “현재 건물들이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에 또 다른 신축 시설은 쿨림에 위치해 있다. ‘프로젝트 팔콘’으로 불리며 어셈블리 테스트를 담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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