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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2023] 혼잡·여유 동시에 느껴지는 게임스컴…中 그림자는 더 커져

쾰른(독일)=왕진화 기자

[쾰른(독일)=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독일 전역은 현재 초가을 날씨로, 아침저녁 바람이 다소 쌀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게임스컴(Gamescom)이 개최된 쾰른메세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모두가 한껏 들뜬 모습으로 현장을 찾으며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숙소 위치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라인 강을 건너야 쾰른메세를 올 수 있는 관람객 경우 라인강 초입부터 쾰른메세 주차장까지 꽉 막힌 도로를 마주해야 했다. 차로 5분 거리임에도, 1시간을 대기해야 주차가 가능했다.

쾰른메세 내 홀에서 홀로 이동하는 거리 또한 제법 긴 편이다. 잘못 나가면 때때로 길이 막힌 구간도 있어서, 제대로 마음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1시간을 잃어버리기 쉽다.

예컨대, 한국의 코엑스는 어디로 가든 결국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쾰른메세는 목적지를 정확히 짚고 가지 않으면 계속해서 제자리를 돌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눈에 띄었던 점은 홀과 홀 사이, 빈 시간마다 틈틈이 관람객들이 푸드 트럭 음식을 즐기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각 국 게임산업 종사자들도 이 공간에서 회포를 풀며 식사를 하거나 바닥에 편히 앉아 휴식을 취했다.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에서도 푸드 트럭이 운영되곤 하지만,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사실상 벡스코 바깥으로 나가야 푸드 트럭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휴식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이처럼 이용자들이 다 함께 모여 편히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적 공간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푸드트럭은 물론 지스타가 가져야 할 커뮤니티적 성격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한편, 이번 독일 게임스컴에서는 전 세계 게임사가 작정하고 콘솔 (지원) 신작을 출품시킨 점도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어딜 가서나 시연을 하더라도 게임패드를 쥐는 일은 흔했다.

모바일 게임도 있긴 있었지만 사실상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넷플릭스 부스가 다양한 독점작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현장에서 선보인 게 더 화제가 될 정도였다.

게임스컴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특징은 바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실종이었다. 그나마 발견한 타이틀로는 레벨인피니트가 비공개 부스에서 선보인 ‘타리스랜드’ 정도였다.

다시 말하자면, 이번 게임스컴은 액션 게임의 전성기 중 한 장면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대부분 정통 액션부터 하이 스피드 액션까지, 콘솔이나 게임패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곳곳에 즐비했다.

하이브IM이 서비스하는 플린트 개발작인 역할수행게임(RPG) ‘별이되어라2:베다의기사들’(영문명 ASTRA) 역시 게임패드 플레이를 지원해, 글로벌 이용자들이 벨트스크롤 액션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라비티도 출시를 준비 중인 콘솔 신작을 다수 출품했다.

특히 중국 게임사이언스가 선보인 액션 게임 ‘검은 신화:오공’은 비즈니스 데이였던 지난 23일(현지시각)에도 1시간을 넘게 대기해야 플레이가 가능했다. 오늘(24일) 관람객이 한창 몰아친 피크 시간에는 대기 예정 시간이 3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이용자들의 중국 게임 선호도가 듣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도 현장에서 바로 체감됐다. 앞서 언급했듯 홀과 홀 사이 이동 거리가 상당한 편인데, 특히 8홀에서 호요버스, 레벨인피니트, 게임사이언스 등 부스가 있는 6홀로 진입하기 위해선 에스컬레이터 구간을 필수로 지나야 한다.

이때 천장에 걸려있는 게임 광고들은 대부분 중국 게임 광고다. 호요버스부터 화웨이 앱스토어까지, 이 광고들만 보면 독일 게임스컴이 아니라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가 아닌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길을 걸어가거나 홀에서 각 게임사 부스로 진입할 때도 역대 최대 규모 부스에 걸맞게 중국 게임사의 존재감은 상당히 두드러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게임 개발자가 어려질수록, 이들은 게임을 사랑해서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기 보다는 직장인 마인드로 다니더라”며 “국내 게임사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어다주는 MMORPG를 포기할 수 없는 심정은 알지만, 이런 해외 게임쇼를 직접 보면 이용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수장부터라도 마인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장르 다변화 게임들이 한국에서도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각 사 임직원 모두 글로벌 이용자를 직접 만나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쾰른(독일)=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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