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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에 도전장…통신사 터닝포인트 될까

권하영 기자
[ⓒ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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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네이버 등 빅테크들이 주도하던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 통신사들 또한 후발주자로 참여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공격적인 투자 및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격차를 줄이겠다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최근 기업·공공용 생성형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멀티 LLM(거대언어모델)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LLM 시장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 여러 기업이 자사 LLM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은 자체 LLM뿐만 아니라 타사 LLM까지 결합한 멀티 LLM으로 생성형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에이닷(A.) LLM에 더해 지난 13일 지분 투자를 발표한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LLM, 그리고 국내 AI 스타트업으로 한국어 데이터가 풍부한 ‘코난테크놀로지’의 LLM을 조합하는 사업적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국 단위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운용하는 하드웨어 경쟁력에 더해 LLM 소프트웨어까지 더하면, SK텔레콤은 엔터프라이즈 AI 분야에서 ‘풀스택(Full Stack)’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AI 풀스택은 AI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반도체·클라우드·소프트웨어)부터 이용자향 응용서비스(LLM 등)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지난달 글로벌 통신사들과 결성한 ‘텔코 AI 얼라이언스’도 힘이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선점한 AI 생태계에서 텔코(통신사)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로, 도이치텔레콤·싱텔·이앤그룹 등 글로벌 통신사와 연합체를 구축한 바 있다.

KT 역시 AI에 진심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AI 풀스택 전략을 가속하면서 투자를 벌이고 있다. AI 연산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는 2021년 40억원에 이어 지난달 15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지난해 7월에는 AI 팹리스(반도체설계) 전문기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입하며 결속을 공고히 했다.

회사는 오는 하반기 중으로 자사 생성형 AI 사업의 구심점이 될 LLM ‘믿음’을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6월 가진 AI 사업 관련 설명회에서 KT는 자사 AI 기술을 적용할 대표 분야로 기존 ‘물류’와 ‘AI컨택센터(AICC)’에 더해 ‘교육’·‘헬스케어’·‘로봇’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2025년 AI 산업 관련 매출 최소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와 관련해 독자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LG그룹 차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엑사원’의 힘을 빌릴 수 있다. LG의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은 4500만건의 전문 문헌 등을 바탕으로 산업 영역에 특화된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기업 활용을 우선으로 한다.

통신업계는 근래 통신사들이 내수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에서 벗어난 신성장동력 발굴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최첨단 기술 선봉장인 AI 관련 비즈니스 청사진을 그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챗GPT 열풍이 일기 훨씬 전부터 통신사들 또한 AI를 터닝포인트로 삼고 자체개발에 힘써 왔다”며 “지금은 빅테크들에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꾸준한 투자와 글로벌 협업으로 어느 정도 점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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