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클라우드 동향/8월④] 클라우드 판 뒤흔드는 생성형 AI… 네이버 반격 개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최근 클라우드 산업계의 핵심 화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입니다.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와 협력하며 이를 클라우드 산업계의 이슈로 확장시킨 것이 계기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생성형 AI이기에 후발주자들도 추격에 나섰습니다. AI 산업계의 리더이던 구글이 재빨리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고,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부랴부랴 AI 서비스를 준비했습니다. 이제와서는 거의 모든 클라우드 기업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데요.
이에 뒤질세라, 한국 기업들도 생성형 AI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 격인 네이버가 8월24일, 오랜 기간 개발해온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생성형 AI ‘클로바X’를 공개했습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에 특화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도 한글 이용이 가능하지만 한국어를 중점으로 학습시킨 클로바X 대비 문해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요.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도 무기가 됩니다.
최신 현지 데이터에 대한 실시간성도 눈에 띕니다.
클로바X와 바드, 챗GPT에 ‘고양시 떡볶이 맛집 어디야’라는 질문을 했을 때 클로바X는 추천 맛집 위치와 메뉴 확인에 더해 네이버지도를 통해 영업 여부와 메뉴, 리뷰 등도 확인할 수 있도록 답변했습니다. 바드의 경우 상호가 바뀐 이름을 제공하는 등 일부 오류가 이었고, 챗GPT는 GPT-3.5 기준 2021년9월까지의 데이터만 포함돼 상세한 답변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산업계에서는 클로바X의 완성도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는 있습니다. 사업성입니다.
만약 생성형 AI가 사람의 질문에 답변하는 단순한 일만 한다면 이는 ‘심심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다 가치 있는, 생산성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MS와 오픈AI는 챗GPT 출시 이후 기업용 서비스를 내놓는 데 공을 들여왔고, 그 결과물로서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작업을 돕는 생성형 AI ‘코파일럿(Copilot)’을 출시했습니다. 구글 역시 기업용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물론 네이버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쇼핑, 금융 등 자사의 비즈니스 전반에 생성형 AI를 녹여내겠다는 전략입니다. 생성형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가 대표적인데요. 단순히 자사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술을 덧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클라우드 등 기업(B2B)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통해 보다 확장성 있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이버의 약진에 SK텔레콤, KT 등 통신 기업들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LLM ‘에이닷’에 더해 코난테크놀로지 등 타사 LLM까지 묶는 멀티 LLM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KT도 하반기 중 LLM ‘믿음’을 공개할 예정인 상태인데, 국내 기업들의 생성형 AI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가 모입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시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 컨퍼런스 ‘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 개최=스노우플레이크는 9월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연례 콘퍼런스 ‘데이터 클라우드 월드 투어 서울’을 개최한다.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26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행사로, 한국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다.
올해는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 AI간 협업을 주제로 생성형 AI 기술 기반의 LLM과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이 핵심 화두로 제시될 예정이다. 프랭크 슬루트만(Frank Slootman) 스노우플레이크 최고경영자(CEO), 최기영 한국 지사장 등이 기조 연설을 진행한다. 외부 카탈로그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아파치 아이스버그 테이블’도 선보여질 예정이다.
◆한국MS 수장 된 조원우 대표, MS애저 구원투수 될까?=한국MS가 신임 대표로 조원우 메가존클라우드 사장을 선임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CSP)에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사업자(MSP)로 대표 및 임원이 자리를 옮긴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MSP에서 글로벌 CSP 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한국MS의 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조 신임 사장의 MSP 사업 경험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MS는 ‘애저’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AWS에 밀려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말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AWS가 70%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MS는 2021년 12%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과는 대비되는 전개다.
MS의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본사 차원에서 챗GPT로 연일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오픈AI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로 애저에서 대규모 생성형 AI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를 내부 제품에 전격적으로 융합시켜 AI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본사의 이러한 흥행요소를 적절히 마케팅이나 고객에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조 신임 대표의 합류가 어떤 변화를 창출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VM익스플로어2023] 기업용 생성 AI 위해 손잡은 VM웨어-엔비디아=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기업 VM웨어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연례 콘퍼런스 ‘VM웨어 익스플로어 2023’에서 라구 라구람(Raghu Raghuram) VM웨어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가 한 무대에 서서 AI 기술에 대한 비전을 말하기도 했다.
VM웨어가 새롭게 선보인 생성형 AI 서비스 ‘프라이빗 AI’를 엔비디아의 컴퓨팅 인프라로 구현하는 ‘VM웨어 프라이빗 AI 파운데이션 위드 엔비디아(Private AI Foundation with NVIDIA)’가 양사 협력의 결과물이다. 정식 출시는 2024년 초로 계획돼 있다.
라구 라구람 VM웨어 CEO는 “생성형 AI와 멀티 클라우드는 완벽한 조합이다. 고객의 데이터는 데이터센터, 엣지, 클라우드 등 어디에나 있다. VM웨어는 엔비디아와 함께 기업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보안, 제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데이터에 인접한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모든 기업이 자사의 비즈니스에 생성형 AI를 통합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VM웨어와의 확장된 협업은 금융 서비스, 의료, 제조 등에 걸쳐 수십만 명의 고객에게 자체 데이터로 구축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풀스택 SW와 컴퓨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카카오 AI 사업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손뗀다… 카카오브레인이 전담=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인력 감축에 이어 AI 사업도 모두 카카오브레인으로 이관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 업계에 따르면 9월 중 AI 관련 사업의 이관을 마칠 예정이다. 수개월 전부터 AI 관련 인력이 카카오브레인으로 옮겨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동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사업에 대해 꾸준히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지난 5월 당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로 내정됐던 이경진 대표는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할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고객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모여 초거대 AI 기술과 산업 발전에 협력하기 위해 발족한 AI협의체 ‘초거대 AI추진협의회’에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참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당시부터 AI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카카오 내부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연구 및 사업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기술 개발 및 사업 진행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S가 만든 생성AI, 내달 베일 벗는다=삼성SDS가 개발 중인 기업용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비전을 9월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한다. 앞서 삼성SDS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를 목표로 기업용 생성AI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9월12일 ‘리얼 서밋 2023’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통해 생성형 AI를 선보이고 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다.
삼성SDS와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점찍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에서는 삼성리서치가, 반도체(DS) 부문에서는 SAIT가 생성AI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AI 석학인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글로벌 연구개발(R&D) 협력담당 사장은 지난 14일 사내 지식 공유 플랫폼 모자이크에 “생성AI는 AI가 대중화되는 방향으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새로운 생태계 안에서 삼성은 최대한 빨리 자리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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