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초박막 구부리는(벤더블) 글라스를 위한 완전 통합 생산기지를 한국에 마련하게 됐다. 한국은 벤더블 글라스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할 것이다.”

31일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 50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벤더블 글라스는 얇게 가공된 유리로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독일 쇼트(유리), 도우인시스(가공) 등이 공동 제작하는 울트라 씬 글라스(UTG)와 유사한 제품이다.

그동안 해당 시장에서는 UTG이 대세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패널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여기에 부착되는 것이 UTG다. 앞서 코닝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갤럭시Z 시리즈 일부에 벤더블 글라스를 투입하긴 했으나 비중이 크지 않았다.

이번 발표로 코닝은 벤더블 글라스 사업을 공식화했고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충남 아산사업장에 벤더블 글라스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당시 코닝은 향후 5년간 한국에 15억달러(약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벤더블 글라스 제조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윅스 회장은 “흑백 TV부터 벤더블 글라스까지 한국과의 50년간 파트너십은 유산으로 자리잡았고 이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벤더블 글라스를 통해) 새로운 모바일 기기 폼펙터, 몰입감 있는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아산공장에서 벤더블 글라스가 어느 정도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5에도 코닝의 벤더블 글라스가 장착됐다. 여전히 UTG가 더 많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슷한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 연합군과 달리 벤더블 글라스 전(全) 공정을 자체 소화한다. 이는 세계 최초다. 아울러 벤더블 글라스도 소형부터 대형으로 확장하고 내년 말부터는 가변 두께(VTG)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출시할 전망이다. 이는 힌지 쪽은 얇고, 바깥쪽은 두껍게 구성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웍스 회장은 “한국을 벤더블 글라스 생산지로 선택한 건 혁신의 중심인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생산한 벤더블 글라스를 한국 고객뿐만 아니라 글로벌 회사들에 공급하는 것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