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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IPO 재도전 밀리의서재 출격 “준비는 끝났다”

이나연 기자

-밀리의서재 IPO 간담회, 27일 코스닥 입성

-“확보된 자금 대부분은 콘텐츠에 투자, 로맨스 장르부터 개척”

-“최대 주주 관련 오버행 이슈는 편견”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최대 독서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지난해 상장을 잠정 철회한지 약 10개월만에 코스닥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앞서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상장 때 악재로 간주하는 구주매출(대주주 지분 중 일부를 공모 통해 일반에 매각)은 없애 공모 물량도 줄였다.

12일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작가와 독자 간 상호 소통하는 출간 플랫폼 운영과 장르 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겠다”며 “다양한 독서 니즈를 충족하는 국내 대표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밀리의서재는 15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원~2만3000원으로 총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원에서 345억원이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거쳐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영업손실을 이어왔던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밀리의서재는 IPO를 공식화하고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에 착수했으나, 같은 해 11월 시장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란 판단하에 상장을 철회했다.

◆음악·영상 이어 차세대 구독형 서비스 산업은 ‘도서 콘텐츠’

이날 서영택 대표는 “도서 콘텐츠 시장은 음악, 영상 산업과 유사하게 진화하고 있다”며 독서 플랫폼 시장이 구독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성장 초기단계로 100만명 수준인 구독형 독서 플랫폼 시장은 향후 1000만명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7월 국내 20~50대 대상 구독 서비스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 성숙기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시장 침투율이 평균 70% 이상인 데 반해 독서 플랫폼 시장은 7%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서 대표는 ▲독서 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 확보 ▲62.9%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 ▲15만권 콘텐츠 보유 ▲76%의 서점 베스트셀러 확보율 ▲최근 1개월 내 출간된 신간 확보율 36% 등을 근거로 밀리의서재가 경쟁사 대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월평균 유료전환율 추이는 지난 2020년 34.8%, 2021년 36.6%, 2022년 36.2%, 2023년 상반기 37.4%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월평균 재구독률 추이 역시 지난 2020년 76.2%, 2021년 80%, 2022년 86.1%, 2023년 상반기 87.6%으로 유료 구독자 리텐션이 강화된 모습이다.

서 대표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외에도 기업과 소비자 동시 거래(B2BC) 및 기업 간 거래(B2B) 채널 확대로 견고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서 대표는 ‘통신사 번들링(끼워팔기)’ 전략을 강조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2021년 9월 지니뮤직에 인수된 데 따라 KT그룹에 편입됐다.

서 대표는 “지니뮤직은 KT, 플로는 SK텔레콤 번들링을 통해 성장했다”며 “KT와 LG유플러스 등 현재 밀리의서재 통신사 커버리지는 51.2%이며 이 외에도 유통 사업자나 OTT 등 타 제휴 채널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B2B 경우, 삼성·LG전자·현대 등 주요 대기업 약 24만명에 구독 방식 기업 도서관을 서비스 중이며 금호타이어 자체 설문조사 결과, 밀리의서재 서비스 만족도는 91.1% 수준이다.

◆로맨스 장르 등 콘텐츠 투자 속도…오버행 우려 ‘일축

상장 이후 확보된 자금 대부분은 콘텐츠에 쓸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도 생각하나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는 것이 서 대표 설명이다. 밀리의서재는 주 고객층인 20대 여성을 위한 로맨스 웹소설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설정했다.

먼저 올 연말에 로맨스 웹소설 전문 플랫폼을 출시한다. 이를 위해 베스트셀러 작가 상위 100명 중 60명 이상을 확보하고, 레진코믹스·리디 로맨스팀 등 여성향 콘텐츠 대표 기업 핵심 인력을 영입한다. 장르 플랫폼을 출시한 이후엔 매주 오리지널 신작 한 작품 이상을 연재하고, 연간 6~70종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한편, 서 대표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에 대해 “최대 주주 지분에 오버행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밀리의서재 최대 주주인 지니뮤직은 상장 후 3년으로 예정된 보호예수 기간을 6개월로 줄였다. 재무적 투자자(FI)들도 구주매출을 포기한 대신, 상장 1~3개월이란 비교적 짧은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

서 대표는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면 40% 가까운 오버행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아직 좋게 보고 있다”며 “해외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요청이 많아 장기투자 기관 중심으로 이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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