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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① 통신3사, AI사업 드라이브…3사3색 전략은?

백지영 기자
국내 통신3사 로고 [ⓒ 각사]
국내 통신3사 로고 [ⓒ 각사]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인공지능(AI) 퍼스트’를 외친 통신3사의 사업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출 성과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챗GPT 등 생성형AI로 촉발된 AI 대중화로 통신사업자 역시 이 시장에 필연적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

특히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통신사업자 입장에선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통신3사는 초거대AI 개발부터 글로벌 초협력, B2B 대상 맞춤형 서비스 등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11월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연결 기술에 AI를 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자체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파트너와 공동 전선을 구축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 5월 초거대 언어모델 GPT-3의 한국어판을 상용화한 AI 서비스 ‘에이닷(A.)’은 장기기억 기술과 사진, 텍스트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서비스 출시와 UX 개선, MS 애저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접목한 결과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27일 서울 워커힐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글로벌 통신사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을 개최했다. [ⓒ SKT]
SK텔레콤은 지난 7월27일 서울 워커힐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글로벌 통신사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을 개최했다. [ⓒ SKT]

국내외 AI 기업 투자와 글로벌 협력도 지속 중이다. 지난해 10월 자연어처리와 AI 영상분석에 두각을 드러내는 코난테크놀로지에 224억원을 투자(지분 23.9% 확보)하면서 ‘K-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팬텀AI와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스윗, 스캐터랩 등이 참여하고 있다.

AI챗봇 ‘이루다’로 잘 알려진 스캐터랩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15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엔 AI컨택센터(AICC) 기업인 페르소나AI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엔 미국 AI기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양사는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글로벌 통신사향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 해외 통신사와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를 꾸리고 '글로컬(Global+Local)'한 AI 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최근엔 기업과 공공기관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 LLM’ 전략도 발표했다. 한국어 기반의 구축형 LLM 시장에서는 에이닷 LLM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윤리적 답변과 대용량 텍스트 입력에 강점을 지닌 엔트로픽 LLM은 클라우드형에 적용한다.

KT는 초거대 AI와 AI 풀스택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초거대 AI ‘믿음’(MIDM)’이 대표적이다. KT는 이를 통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력,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업고객(B2B)에게 맞춤형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LETS)’를 제공하며, 스타트업 및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와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초거대 AI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9월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AI 세션에 참여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KT]
지난 9월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KT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AI 세션에 참여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KT]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한다. KT는 ‘믿음’의 이러한 특징을 활용한 서비스로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를 들고 있다.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 등이 그 예다.

KT는 이러한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B2C 영역에서는 사용자의 감성까지 공감할 수 있는 차세대 AICC를 개발한다. 350만 사용자가 활용하고 있는 기가지니의 대화 품질 혁신에도 나설 계획이다.

AI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부터 고객이 사용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AI 풀스택’도 KT AI 전략의 한 축이다. 이미 KT클라우드를 통해 GPU 종량제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출시한 바 있는 KT는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해 AI 반도체 설계업체인 ‘리벨리온’에 300억원, AI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레’에 19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에는 등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했으며,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교육 특화 AI 서비스 매스프레소를 서비스하는 ‘콴다’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개방형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 광고를 런칭했다고 지난 7월4일 밝혔다. [ⓒ LGU+]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 광고를 런칭했다고 지난 7월4일 밝혔다. [ⓒ LGU+]

마지막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 통합브랜드인 ‘익시(ixi)’를 론칭했다. 익시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돕는 AI서비스라는 뜻으로, 일상을 보다 즐겁게 도와주는 즐거운 친구 같은 AI 플랫폼을 지향한다.

현재 ‘익시’를 기반으로 준비 중인 대표적인 서비스는 고객센터 콜봇이다. 콜봇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AI 엔진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 텍스트를 통해 고객이 어떤 의도로 문의했는지 분석한 뒤 적합한 상담내용을 음성으로 응답하는 서비스다.

콜봇에 탑재된 AI 엔진은 ▲고객 발화 후 음성인식 ▲자연어 이해 및 고객 의도 파악 ▲음성합성을 통한 응대 등을 처리한다. 상담사의 전화를 받아 답변 및 타 상담사로 통화를 이관, 상담내용을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AI 상담사가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콜봇과 상담한 내역이 상담 시스템과 연동돼 텍스트와 음성으로 콜봇 상담 내용을 확인해 서비스. 고객 불만 데이터를 분석해 상담 최적 기술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청구요금 조회, 청구 주소 변경 업무 등 상담서비스에 콜봇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홈서비스 장애 확인, 선택약정할인 만기, 요금 조정 등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콜봇이 전화로 안내하도록 아웃바운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 규모별로 AICC 사업 추진과 함께 LG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역량을 결집한 ‘원-LG AICC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엑사원을 활용한 AICC 기능 고도화를 통해 미래 고객센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챗GPT와 같은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영문 버전 서비스를 출시했다. 키즈토피아에 탑재된 생성형AI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설정해 AI NPC(Non Player Character, 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지난달엔 생성형AI로 제작한 영상광고도 광고업계 최초로 런칭하며 주목받았다. 광고 시나리오는 챗GPT가, 광고 속 주현영이 만들어내는 영상에는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디퓨전이, 목소리 생성에는 LG유플러스 자체 음성 AI 기술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는 시나리오 제작 과정이 챗GPT를 활용해 단 사흘 만에 끝났고 전체 작업 기간도 3분의 1로 줄었고, 비용도 평균 광고 제작 비용의 25% 수준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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