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공룡 품은 MS, 콘솔 시장서 존재감 올릴까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끝냈다. 업계는 MS가 ‘지식재산(IP) 공룡’으로 통하는 블리자드를 품에 안으면서, 콘솔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영국 경쟁 감시 당국(CMA)은 13일 MS가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한화 약 93조4674억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해 1월 MS가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발표한 이후 장장 1년9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그간 MS는 블리자드 인수로 경쟁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아왔다. CMA와 더불어 MS 경쟁사이자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개발사인 소니(일본) 역시 블리자드 인수가 ‘콜오브듀티’ 시리즈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면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MS가 15년간 블리자드 게임 판권을 프랑스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내놓고 나서야 인수를 승인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뒤집혔다. CMA는 이날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MS가 계약 내용을 수정해 경쟁 제한 우려가 실질적으로 해소됐다”며 “MS의 양보는 경쟁을 촉진할 게임체인저”라고 밝혔다.
업계는 블리자드 인수로 MS가 중국의 텐센트, 일본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대 게임사로 올라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MS 게임 부문 매출은 지난해 총 매출(287조3660억원)의 10%에 달하는 240억 달러(약 32조5200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MS가 콘솔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월 미 경쟁당국연방거래위원회(FTC) 청문회에 따르면 MS 콘솔 기기 Xbox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6%, 매출 점유율은 21%로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리자드는 업계에서 IP 공룡으로 통한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비롯해 ‘디아블로’ 시리즈,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버워치2’ 등 히트작이 즐비하다. MS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패키지 판매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존 콘솔 게임 시장을 구독형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른바 ‘게임계 넷플릭스’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블리자드 히트작의 합류는 콘솔 시장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MS의 이러한 행보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최근 몇 년간 다소 부침을 겪었던 블리자드가 MS를 등에 업고 신작 개발과 IP 발굴에 박차를 가할 신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국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선 미미해 보인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나 5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무조건’ 승인했다. 공정위는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낮은 것을 근거로, MS가 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국내 콘솔 시장에서 Xbox의 점유율이 2~4%에 불과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플레이스테이션 국내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콘솔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향후 MS와 블리자드의 플랫폼 장악력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패스의 영향력이 커지면, 해외 게이머들이 이를 통해 국내 콘솔 게임에 접근하는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콘솔 플랫폼 공략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로서는 거대 IP 사이에서 설 곳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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