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모럴해저드 우려 '응급실내원 진료비' 업계 최고수준 확대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손해보험사 1위사인 삼성화재도 '응급실내원 진료비' 특약 전쟁에 가세했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해당 특약 판매를 제한한 가운데, 삼성화재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보장 한도를 늘리면서 막판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응급실내원 진료비 특약의 보장금액을 기존 대비 두 배가량 늘렸다. 어린이보험, 간편보험, 16~40세 전용 상품 등 건강보험에 탑재한 이 특약의 응급, 비응급 담보를 각각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기존 응급실 내원비 특약 전체에 반영되는 건 아니고 12회 횟수 제한이 있는 특약에 대한 한도만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줄줄이 응급실내원 진료비 특약의 인수 기준을 변경한 바 있다.
DB손해보험도 기존 10만원 수준이었던 이 특약의 보장금액을 최근 20만원으로 상향했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응급 20만원, 비응급 5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메리츠화재는 응급 12만원, 비응급 5만원으로 판매 중이다.
손보사들이 응급실내원 진료비 특약을 올리고 나선 것은 절판 마케팅을 활용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해당 특약을 내달부터 보험사들에게 판매를 제한하도록 지침하자, 손보사들은 오히려 이를 영업력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응급실내원 진료비 특약은 질병이나 상해 등으로 응급실에 내원할 경우 통원비를 정액 보장하는 상품이다. 특히 이 특약의 비응급 담보의 경우 응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응급실에 내원하면 보험금을 정액 지급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이를 악용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손보사들이 너도나도 비응급 담보의 보장을 경쟁적으로 상향하고 나서면서 모럴해저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들은 해당 특약의 업계 누적 한도까지 제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가입자들이 타사 동일 담보의 추가계약으로 보험금을 더욱 늘려 악용수단으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
아울러 절판마케팅의 경우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가입을 유도할 수 있고, 보험사 역시 과도한 보험금 누수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응급 환자에 대한 응급실 내원 진료비를 보장하는 담보에 대해서는 가입자들이 악용할 여지는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횟수 제한도 있고 응급실 진료비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모럴해저드 우려가 생각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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