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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시대, 네이버 로드맵 순항…‘말 아닌 행동으로’

이나연 기자
[ⓒ 네이버]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챗GPT 돌풍 이후 올해 초부터 전 세계 정보기술(IT)업계 화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었다. 국내에서도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 가운데 네이버가 초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AI 서비스 로드맵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8월 ‘단(DAN)23’ 컨퍼런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을 속속 전개 중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공개한 LLM ‘하이퍼클로바’를 한층 고도화한 버전이다.

현재 구글 ‘팜2’와 마이크로소프트(MS) ‘GPT4’를 중심으로 하는 초거대 AI 개발 경쟁에서 네이버가 내세우는 무기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 온 방대한 국내 데이터다. 이를 바탕으로 영어 데이터가 기반인 오픈AI 챗GPT와 구글 바드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특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3일 진행한 2023년 네이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AI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DAN23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생성형 AI 라인업은 계획대로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 및 업데이트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앞서 AI 활용 전략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과 커머스, 금융 등 기존 사업과 결합하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과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AI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는 실제 서비스와 사업 형태로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일반 사용자부터 창작자·판매자까지…편의성 돕는 AI 서비스 실험

먼저 네이버는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 공개와 함께 네이버판 챗GPT인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DAN23에서 공개했다. 이어 지난 9월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 PC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큐:는 쇼핑과 로컬(지역)‧광고 등 여러 서비스와 연동을 통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검색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이다. 내년부터 모바일로 확대 적용될 방침이다.

AI 관련해 네이버가 주목하는 요소 중 하나는 ‘생산성 향상’이다. 네이버는 ▲커넥트X ▲클로바스튜디오 업그레이드 버전 ▲클로바 포 라이팅 등 다양한 서비스 실험을 지속하는 중이다.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커넥트X’는 지난달 26일 네이버클라우드를 시작으로 이달 초부터 네이버 직원 대상 사내 테스트를 시작했다. 코딩 등 직군별 특화 도구를 제공해 업무 관련 효율적인 대화, 다양한 문서의 생성‧가공‧요약을 통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서비스 골자다.

지난달 18일엔 AI 개발도구 ‘클로바스튜디오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돼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 및 기업 고객들로부터 테스트 중이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네이버는 일반 사용자나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내 창작자‧사업자‧판매자들을 위한 AI 툴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AI 창작‧생산 도구인 ‘클로바 포 라이팅’은 지난달 지난 5일 블로그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네이버 콘텐츠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이용자에 새로운 버전 글쓰기 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클로바 포 라이팅을 활용한 AI 게시물이 30%에 달하고, 70%에 가까운 이용자가 긍정적 피드백을 내놨다. 생성형AI 기반 광고상품인 ‘클로바 포 애드’ 경우, 이달 말 나이키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중 광고주 규모 역시 커질 전망이다.

[ⓒ 쏘카]
[ⓒ 쏘카]

◆기업들과 AI 동맹도 착착…수익화 기대

AI 사업에서 더 빠르고 확실하게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분야는 자체 LLM에 네이버 서비스를 결합한 B2B 서비스다. 네이버가 여러 분야에서 다른 기업들과 AI 협업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그래서다.

예컨대, 네이버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쏘카와 AI 고객 응대 시스템 구축, 추천·예약 기능 고도화 등 서비스 경험 향상에 나선다. 게임 분야에선 스마일게이트 내 AI 센터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업무 생산성 개선 및 게임 리소스 제작 효율화 연구를 진행한다. 게임 속 논플레이어 캐릭터(NPC)·메타휴먼 고도화 같은 프로젝트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네이버와 쏘카가 지난 7월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본격적인 협력이 지난 3일 구체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사용자는 네이버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통해 원하는 일정·이용 목적·장소 등 정보를 제공하면 차종과 쏘카존 위치, 가격을 추천 및 안내받고 쏘카 앱에서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쏘카 유효 데이터를 토대로 하이퍼클로바X가 고객 의도를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추출해 필요한 답변과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예약 프로세스를 간소화한 것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금 AI 시장은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여러 의문이 아직도 존재하는 가운데,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악하기론 당초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자신했다. B2C에서 좋은 반응들과 B2B에서 고객 레퍼런스가 생기면서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 경영진은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세우면서 AI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정량적인 핵심성과지표(KPI)를 세울 계획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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