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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어 보험업계로 '상생 금융' 불똥튀나… 교보생명에 쏠리는 시선

권유승 기자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전경. ⓒ교보생명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전경. ⓒ교보생명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에 보험업계도 긴장

-빅3 중 유일 상생금융 불참한 교보생명 부담 ↑

-"교보문고 등과 연계한 상생 방안 제시할 것"이란 추측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은행권에서 또 다시 상생금융 바람이 불면서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 등을 겨냥하며 시작된 '상생금융' 바람이 국내 보험업계로 확산 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중에선 아직까지 교보생명만 상생금융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상생금융을 향한 교보생명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하거나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금융도 최근 상생금융 확대 방안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으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상생금융 관련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또 다시 상생금융을 고민하고 나선 것은 은행권을 향한 윤 대통령의 비판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독과점', '종노릇'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금융당국도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상생금융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6일 간담회를 계최할 예정이다.

◆보험사로 불똥튈까…보험사들 "상생 맞춘 상품 개발 난항"

상생금융이 다시 시작되면서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전에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주문으로 시작된 상생금융 바람이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확산한 전례가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상생금융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보험쪽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물론 보험사가 은행처럼 이자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로 인해 이익이 높은 것은 맞기 때문에 이번에도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이 들어올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일단 정부차원에서는 은행을 타겟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보험까지 거론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금융당국 등에서 보험사들까지 엮어서 확장을 시켜 다시 한 번 상생금융 이야기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험사들은 앞서 역대급 실적에도 상생금융엔 인색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올 하반기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한 대형 보험사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3곳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이 취약 계층 금융 지원 등을 골자로 상생금융을 주문하면서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상생금융에 나선 행보와는 상반된 결과였다.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복잡한 보험사들은 업권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상생금융에 맞춘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생금융 부담 커지는 교보생명… 일각선 교보문고 등 연계 방안 추측도

이런 가운데 다시 상생금융 바람이 시작되면서 그 시선이 교보생명에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일명 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상생금융에 나서지 않고 있어 다른 보험사들 보다 상대적으로 상생금융에 대한 부담도 더욱 클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생보사는 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비슷한 성격인 저축성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손보사 보다 상생금융 상품을 만들기가 더 수월한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생금융 취지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을 면밀히 검토중"이라면서 "시기나 방향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교보생명이 선을 보일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같은 계열사인 교보문고와 연계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교보생명이 국민교육진흥과 국민정신문화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교보문고를 설립한 만큼 이를 활용한 방안이 유력할 것이란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굳이 상생금융이 아니더라도 평소 대중들과 함께한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면서 "도서는 물론 교육, 광화문글판 등 이런 부분을 확대하고 엮으면 금융쪽은 아니더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교보생명이 금액적인 부담에 상생금융을 망설이고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기부금 형식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떠안아야 할 금액도 상당할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러 금융사들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회사가 떠안는 금액과 대놓고 발표한 금액의 괴리는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교보생명이 내놓는 상생금융 안이 기부금 느낌으로 이뤄진다면 부담해야 할 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고심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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