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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적자 터널 나왔다…삼성⋅SK하이닉스 반등 준비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 평택 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공장.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반도체 업계가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반등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과잉 공급 전략을 종료,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해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엔 양사 모두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의도적 과잉 공급 전략을 종료하고 디램과 낸드 플래시 감산을 실행하고 있다.

앞서 양사는 중국의 신생 반도체 기업들의 진입을 억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생산량을 늘려서 가격을 인하하고, 경쟁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고가 과잉으로 쌓이는 문제가 발생, 자신의 수익성도 크게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도체 사업이 장기간 적자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양사는 감산 전략으로 전환했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웨이퍼 (반도체 원판) 투입량을 줄이고, 생산 라인을 재배치하고, 미세공정 전환을 확대하는 등의 여러 방면으로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먼저 D램의 경우, 삼성전자는 월평균 웨이퍼 투입량을 지난 1분기 70만장 수준에서 2분기 63만장으로, 3분기 들어서는 59만장 수준까지 줄였다. 1분기와 비교, 3분기에는 D램 생산량을 15% 정도 하향 조정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월평균 D램 웨이퍼 투입량은 올 1분기 44만5000장 수준에서 2분기 41만장으로, 3분기에는 39만장 수준으로 줄였다. 1분기와 비교하면 12% 수준의 감산을 진행 중으로, 올해 4분기에는 투입량이 더 줄이고 있다.

이제야 수급 조절이 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 입장이 다소 바뀌는 모양새다. 먼저 디램의 경우 PC용 디램 범용 제품인 'DDR4 1Gx8 2133MH'의 고정거래 가격은 10월 평균 1.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5.38% 상승한 수준이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낸드 플래시도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낸드 가격 협상에서 10~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 후 내년 1분기, 2분기에도 20%의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의 전면적인 가격 인상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경쟁 기업들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PC 출하량도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12억대, 2억6000만대로 전망됐다. 스마트폰은 교체 수요의 대기 물량 누적과 중국 모바일 시장 수요 회복이, PC는 2025년 '윈도우 10' 지원 종료로 기업용 PC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중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손익 개선 효과가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이라며 "가격 상승효과로 실적 개선 방향성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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