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위기 혹은 기회]② "제2의 기생충·우영우 나오려면..."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현재는 높은 글로벌 문화 영향력과 강력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발휘한 K-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유지 및 제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8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된 'K-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포럼'에서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와 같이 말했다. K-콘텐츠가 콘텐츠 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정작 규제나 제도적 한계로 인해 성장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이날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의 성과와 포지셔닝'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하며 대표적인 국내 콘텐츠의 타 산업 영향 사례로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꼽았다.
먼저 기생충은 K-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박스오피스 매출 1억6536만달러(약 2046억원)를 기록한 기생충은 2020년 2월 기준 ▲직접효과 1293억원 ▲콘텐츠 및 소비재 등 매출·수출증가 총액 7668억원 ▲생산유발효과 1조4591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326억원 ▲고용유발효과 6399명 등을 달성했다.
특히 기생충은 K-푸드와 K-관광 산업의 매출 성장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 라면 수출액이 6억달러(약 7437억원)을 넘어섰고 '필라이트 맥주(하이트진로)'의 경우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직후 이틀간 전년 대비 21.4% 판매량 성장을 기록하며 출시 2년 6개월 만에 7억캔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그레의 과자 '꽃게랑'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직후인 2020년 2월 1~18일 기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0%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기(2020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 대표 온라인몰인 '아마존'을 시작으로 베트남, 태국 등에서 '한국식품 온라인 판촉전'을 추진했고 서울시·서울관광재단의 경우 영화 속 주요 촬영지를 중심으로 '영화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플랫폼 ▲도서 ▲푸드 ▲캐릭터 ▲콘텐츠 ▲IP 확장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동반 상승효과를 보였다.
플랫폼 분야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영업이익 성장(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매출·영업이익 각각 45%, 17.7% 증가)에 기여했고, 동시 방영 채널이었던 넷플릭스도 우영우 방영 이후인 지난해 7월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가 한 달만에 100만명 가량 증가(총 1212만명) 하는 효과를 얻었다.
출판업계도 우영우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드라마 속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도서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와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가 각각 사회정치 분야와 에세이 분야에서 톱20과 톱10에 올랐다.
극중 인물이 '김밥'을 자주 먹자 편의점에서도 김밥 판매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편의점별 김밥 판매량은 전월 대비 기준 CU, GS25, 세븐일레븐이 각각 31%, 26%,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우영우 속 마스코트인 '돌고래'도 캐릭터 산업에 영향을 끼쳤는데, 같은 시기(지난해 7월) 제주항공의 제주남방큰돌고래 캐릭터(제코) 상품이 한 달간 680개 이상 판매되며 전월 대비 약 26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우영우가 방영된 채널 ENA를 운영하는 스카이TV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2.4% 증가한 270억원을 기록했고 광고 수익도 214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 확장 측면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튀르키예, 필리핀, 독일 등 세계 업체 수십 곳에서 작품 리메이크 등 다양한 제안이 이어졌고 EMK뮤지컬컴퍼니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제작하기로 결정된 '우영우 뮤지컬'이 내년 초연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상 콘텐츠 산업이 제조업 및 서비스업 같은 타 분야 비해 높은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과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나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 등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콘텐츠 파급 효과와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측은 관련 방안으로 ▲공·민영 체계 구분(공영방송은 공적기금 중심 운영으로 독립성을 제고하고 민영사업자의 경우 OTT에 준하는 네거티브 규제 체계 적용으로 투자·혁신 장려) ▲방송채널용사업자(PP) 산업 내실화 추진(PP 영세성 극복 및 투자 확대를 위해 매출점유율 규제 철폐 등) ▲내용·편성·광고규제 개선 ▲통상장벽·이중 과세 우려 해소(디지털 무역장벽 해소 및 이중과세 방지를 통한 국내 기업의 조세부담 완화)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참신성과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지원을 강화해 보다 자유롭고 안정적인 제작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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