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장애③] 장애 원인 파악과 복구…왜 민간 보다 뒤쳐지나?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우체국금융 시스템이 지난 12월30일 오전부터 약 18시간의 장애를 일으켰다. 지난 5월 시스템 개편 이후 벌써 여섯 번째다.
지난달 행정전산망 마비부터 이번 우체국금융 장애까지, 정부의 정보기술(IT) 위기관리 능력이 총체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한 해, 정부 및 공공기관의 시스템 장애는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1월17일 발생한 국가행정망 전산마비 사태는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고로 정부의 재난상황 대응, 민원처리, 정책수립 등 주요 업무가 중단됐고 국민들은 약 이틀간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시스템 관리 강화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장애는 계속됐다. 같은달 22일과 23일에 주민등록시스템과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문제를 일으켰고, 다음달 12일 나라장터가 또 한번 장애를 빚으면서 입찰 공고가 무더기로 연기됐다.
2023년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정부 시스템 마비는 연말에 우체국금융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키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운영하는 우체국금융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은 지난 12월30일 오전 7시경부터 약 18시간 장애를 빚었다. 우체국금융 시스템 또한 앞선 시스템들과 마찬가지로 행안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서버를 두고 있다.
연이어 터진 정부기관 시스템 장애는 모두 평소 운용·관리 소홀이 있었고, 문제 발생 후 원인 파악도 늦어진 데다, 재발 방지조차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행정안전망 마비 사태 당시 행안부는 장애 발생 9시간 만에 첫 공식 입장을 냈으나 여전히 원인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였고, 이틀 만에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의 포트 불량이 원인이었음을 밝혔으나 한달 여 뒤인 지난달 28일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까지도 장비 고장의 구체적 이유를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본 또한 우체국금융 시스템 장애 이후 나흘이 지난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파악을 못하고 있다. 우체국금융 시스템 장애는 지난 5월 차세대 시스템으로의 개편 이후 여섯 차례나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시스템을 운영한 우본과 서버를 제공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별다른 사후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이런 상황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국가 시스템의 디지털전환을 추구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대대적으로 표방한 가운데 벌어진 것이어서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또 다시 장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시스템 개선과 관리감독 강화,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즉각적인 원인 파악과 복구 측면에서 여전히 정부 시스템이 민간보다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담당인력 전문성을 살리고 최저가 입찰제도 보완하는 등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최근 범정부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올해 1월 중 발표할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 부처와 기관을 대상으로 노후·불량 전산장비를 전수 점검한 뒤,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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