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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여파, 車 보험료 인하 한 달 앞… 손보사 '손해율' 악화? 전망 엇갈려

권유승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손해율 악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인근의 도로 모습. ⓒ연합뉴스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손해율 악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인근의 도로 모습. ⓒ연합뉴스

-'적자 우려' 자동차보험, 내달 중순부터 상생금융 일환으로 줄줄이 인하

-손보사들 "기술적·제도적 요인으로 과거 적자상품 전락 가능성은 낮을 것"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만년 적자 상품으로 여겨져 왔던 자동차보험을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줄줄이 보험료를 내리기로 하면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안전운전 관련 다양한 제도가 적용되고 자동차 사고 방지를 위한 각종 기술들이 발달하면서 자동차보험이 과거 수준의 적자상품으로 회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 5곳이 내달 중순부터 줄줄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각각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6% 내릴 예정이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5% 인하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3% 수준의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상생금융'의 일환이다.

상생금융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금융 혜택을 제공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손보사들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의 방안 중 하나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보험', 만년 적자상품으로 회귀할까?

이런 가운데 자동차보험 인하에 따른 손보사들의 손해율 악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들의 만년 적자상품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약 1조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본 건 코로나19가 확산했던 3년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손보사들이 내달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면 3년 연속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역대 처음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과도한 금융당국의 눈치보기로 무분별한 손해를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이 과거만큼 적자상품으로 전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고의 위험도가 떨어졌다는 점을 손해율 방어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으로 안전에 대한 기술 발전으로 자동차사고의 심도가 과거보다 월등하게 줄었다"면서 "향후에도 기술이 지속 발전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 역시 "자동차 성능이 향상 되면서 손해율 안정화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각종 주행 관련 제도가 적용됐다는 점도 사고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우선 2021년 4월17일부터 적용된 '안전속도 5030' 정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속도 5030은 일반도로에서 시속 50Km 이내로 운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제도다.

경찰청에 따르면 안전속도 5030 적용 대상 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보행자 사망자는 각각 12.6, 16.7% 줄었다.

2020년 3월25일 시행된 이른바 '민식이법' 역시 사고율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안전운전을 위반해 사고를 낼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다.

다만 그럼에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대한 여지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평소에 자동차보험으로 1000억원, 2000억원 이익을 본다고 가정하더라도 기록적인 폭설 등 예측할 수 없는 계절적인 요인 한 방에 하루에 몇백억씩 보험금을 지출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손해율이 무조건 안정적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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