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신유열 전무, 롯데 VCM서 부각된 존재감…굳히기 들어갈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롯데그룹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가 부친인 신동빈 롯데 회장을 이을 후계자로서 올해 그 자리를 굳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신유열 전무는 부친의 발자국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가업을 이어받기 위한 경영 수업을 받는 것이 확실시 됐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뒤 MBA 과정을 거치고, 첫 회사 생활로 증권사 입사까지 판박이다. 현재 일본 국적인 신 전무는 추후 한국에서의 롯데 경영을 위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병역 의무 또한 자연스럽게 벗어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1986년생인 신 전무는 경영 수업 차원으로 대외 활동을 넓히며 롯데 3세로서 그룹 전체는 물론 유통업계에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해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 자격으로 VCM(옛 사장단 회의)에 단순 참관만 2차례 했었다. 올해는 전 계열사 대표이사급만 참석할 수 있는 VCM 회의 멤버로 공식 참여해 사장단과 경영 수업을 받는 한편 의견을 나눴다.
신 전무는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MBA 과정을 거쳐 2008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고, 10여년을 재직했다. 신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 주식회사의 영업본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롯데에 입문했다.
이어 신 전무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승진과 함께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게 됐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부친인 신동빈 회장도 일본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MBA 과정을 거쳐 1982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 롯데상사에 합류해 일본 롯데, 세븐일레븐 대표 등을 거친 뒤 2000년 롯데닷컴 부회장, 2011년 롯데그룹 회장에 올랐다.
신 전무가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던 건 지난 2020년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롯데 창업주) 영결식이었다. 당시 신 전무는 창업주의 위패를 들고 신 창업주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그리고 이후 공식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였다.
당시 신 전무는 신 회장의 해외출장길에 동행했다. 이어 현지에서 열린 오픈 기념 커팅식에 참여하며 재계 데뷔전을 치렀다. 하노이 초대형 상업복합단지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지난해 7월 시범 운영을 통해 첫 선을 보였고,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가운데 신 전무의 역할은 올해 더욱 중대해졌다. 올해 롯데그룹이 주목한 키워드 중심엔 인공지능(AI)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 전무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맡게 된 업무들과도 연관이 깊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AI을 꼽은 바 있다. 앞서 신년사에서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AI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신 회장은 롯데가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생성형 AI 등 다양한 부문에 기술을 투자하는 등,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롯데만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롯데는 지난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생성형 AI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유통 등 기존 주력 사업에 AI를 접목해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서의 올해 첫 공식 행보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24에 참여해 롯데정보통신을 기반으로 롯데 미래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신 전무는 앞으로 미래 성장 엔진인 바이오, 정보기술(IT) 분야 신사업을 이끌게 된 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서 올 상반기 내 예정된 송도 바이오 플랜트 착공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사업 등을 통한 그룹의 중장기 비전도 살피는 셈이다. 우선 롯데가 가장 강한 분야인 유통에 둥지를 틀기보다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면서 후계자로서의 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신사업 확대 주문이 올해 본격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롯데의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재계는 신 전무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롯데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다지게 될지,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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