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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환급률' 줄어드는 단기납 종신보험…보험업계 엇갈린 반응

권유승 기자
저축성 컨셉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단기납 종신보험'이 내달부터 줄줄이 환급률이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Pixabay
저축성 컨셉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단기납 종신보험'이 내달부터 줄줄이 환급률이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Pixabay

-생보사들, 줄줄이 환급률 120%대로 인하 예정

-"소비자 선택권 제한" vs "유동성 위기 '돌려막기' 유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저축성 컨셉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단기납 종신보험'이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내달부터 줄줄이 환급률이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소비자 혜택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반면, 생명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과도한 환급률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동양생명·하나생명·푸본현대생명·ABL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130% 이상이었던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12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5·7년동안 납입하고 10년을 유지하면 환급률을 130% 이상 돌려주는 상품이다. 환급률이 높은 만큼 종신보험의 본연의 기능인 사망 보장 보다 환급률을 앞세운 저축성 가입을 종용하는 마케팅이 활발했다.

생보사들이 인기몰이 중인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줄이기로 한 것은 금융당국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환급률을 높인 단기납 종신보험이 불완전판매를 유발할 수 있고 대량 해지에 대한 보험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신한라이프와 교보생명 등을 대상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관련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이 외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에 대해선 서면 점검을 진행한다.

◆금융당국 과도한 처사?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이 같은 행보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과도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올린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장성 기능 외에 저축성 목적으로 가입을 하더라도 중도 해지만 하지 않는다면 통상 시중은행의 적금보다도 높은 이율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사와 소비자가 간만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상품이었다"면서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은 10년동안 해지하지 않고 유지만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업비 부과에 대한 리스크도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환급률을 내린다고 해도 비슷한 상품 판매는 지속될 것이고, 정작 환급률의 범위 또한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10년정도의 유직기간으로 나온 상품은 재무 리스크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출시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몰라도 이제는 영업 현장에서 불완전판매가 실질적으로 발생하기가 쉽지 않다"며 "애초에 관련 사항을 몇번에 걸쳐 확인하고 서명해야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불완전판매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 경쟁이 과열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이로 인한 보험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경우 채권 매각을 통한 일종의 '돌려 막기' 현상이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하고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 대량의 환급금 도래 시기가 오면 보험사들도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보험금 지급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보험사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채권 매도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곤 했었다"며 "향후에도 보험사들이 이 같은 채권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를 모면하는 일종의 '돌려 막기' 현상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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