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인터뷰]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부사장 "AI로 보안 민주화 시작"

김보민 기자
이얄 매노어(Eyal Manor)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 [ⓒ 체크포인트]
이얄 매노어(Eyal Manor)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 [ⓒ 체크포인트]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뒤집고 있다. AI 조수가 단순 반복 작업부터 복잡한 업무까지 대신하는 시대가 가까워졌고, 이미 적용을 시작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

보안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기업마다 보안 전문가를 운용해야 했지만, 생성형 AI를 탑재한 보안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그 부담은 줄어드는 추세다. 과거에는 보안 위협이 일어날 수 있는 구간마다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면, 이제는 AI 조수가 모든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왔다.

다만 AI 보안 분야에서 '우등생'으로 꼽히는 선두주자는 아직 없다.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이하 체크포인트)는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필두로 본격 AI 보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영역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해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AI 보안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이 1월 3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CPX 2024' 무대에 올라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체크포인트]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이 1월 3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CPX 2024' 무대에 올라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체크포인트]

"인피니티 AI 코파일럿, 예상보다 개발 간단했다"

체크포인트는 최근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파트너·고객사 행사 'CPX 2024 APAC'에서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최초 공개했다.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은 보안 위협에 특화된 생성형 AI 조수로, 사용자가 체크포인트 인피니티 플랫폼에 접속해 자연어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즉각 답변을 줄 수 있다.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PX 현장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의 최대 장점은 모든 언어에 중립적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는 물론 한국어, 히브리어, 필리핀어까지 사용자가 쓰는 언어에 맞춰 텍스트를 이해하고 답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은 사용자가 챗봇 형식의 입력창에 '최근 우리 시스템에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알려줘'라고 물으면 '지난 30일간 총 16번의 공격 시도가 있었습니다'라는 답변을 줄 수 있다. 보안 운영 정책을 변경하거나, 직원들의 담당 권한을 변경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던 기존 한계에서 벗어나, AI 조수가 보안 시스템을 알아서 조정해 주는 환경을 구축한 셈이다.

매노어 부사장은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개발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개발 작업은 훨씬 짧게 진행됐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핵심 벤더에서 기반(파운데이션) 기술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체크포인트는 MS와 전방위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MS 애저 버추얼 광대역네트워크(WAN)에 자사 클라우드 방화벽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I 기술 영역에서도 꾸준히 협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최대 투자하는 대표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체크포인트도 MS의 AI 생태계를 활용 중이다. 매노어 부사장은 "이제 우리는 거대언어모델(LLM)을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라며 "지금 당장 윈도(Windows), 리눅스(Linux) 서버를 개발할 필요가 없듯이, AI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매노어 부사장은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통해 '보안 민주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복잡한 작업은 더 단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만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간극이 클 수밖에 없었다. 체크포인트는 통합 플랫폼 내에서 AI 조수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 [ⓒ 체크포인트]
이얄 매노어 체크포인트 제품관리부문 부사장 [ⓒ 체크포인트]

◆ 올해 '인피니티 플랫폼' 본궤도, 코파일럿 이을 새 시장도 탐구

그렇다면 체크포인트의 올해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매노어 부사장은 "체크포인트 제품을 사용 중이거나 체크포인트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플랫폼의 가치를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크포인트는 이번 CPX 행사에서 '인피니티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인피니티 플랫폼은 그동안 분산 관리되던 보안 제품과 솔루션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플랫폼 내에서 ▲퀀텀(네트워크 보안) ▲클라우드가드(클라우드 보안) ▲하모니(원격근무 보안) ▲인피니티 핵심 서비스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은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제공된다. 하모니 보안액세스서비스엣지(SASE)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AI 보안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이을 새 시장도 모색한다. 매노어 부사장은 이번 코파일럿은 시작에 불과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첨단 기술 영역, 특히 자율주행차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노어 부사장은 "자율주행차의 경우 크루즈 컨트롤, 도로 주행, 주차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정말' 자율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데, 체크포인트도 이러한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사용자 자산, 취약점, 센서, 문화, 산업 등을 포괄하고 AI 역량을 끌어와 완전한 자율주행 보안 정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체크포인트의 경우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대상으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 만큼 보안 정책을 세우고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 다음 과제는 사용자가 있는 곳에 복잡성(complexity)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AI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완전한 자율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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