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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4결산] “5G 어드밴스드 원년”…글로벌 장비사 주목한 '이 기술'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글로벌 통신장비사를 중심으로 5G(5세대이동통신)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가 분주하다. 6G 브릿지 기술로 불리는 5G-어드밴스드(Advanced) 기술 상용화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은 이동통신사업자들과 달리, 올해를 5G-Advanced의 원년으로 보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4’에서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는 2021년 6월 5G 진화 단계인 릴리즈(Release)18 규격부터 ‘5G-Advanced’라 부르기로 하고, 지난해 표준 제정작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4세대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역시 비슷한 절차를 거쳤다. 상용화 4년차인 2013년 성숙기에 돌입, 3GPP는 마찬가지로 LTE 다음 진화세대를 표준화하기 위해 릴리즈10 단계에서부터 LTE-Advanced를 추진했다.

◆ 장비사 화두는 레드캡…"올해 5G IoT 수요 대폭 늘 것"

화웨이 사물인터넷통신(IoT) 단말.
화웨이 사물인터넷통신(IoT) 단말.

초기 5G에서 장비사들이 빠른 데이터 전송에 방점을 뒀다면, 5G-Advanced에선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체감 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 전송에 소모되는 비용과 에너지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MWC에서 화웨이와 노키아, 에릭슨엘지 등 통신장비사는 5G-Advanced 단계에서 산업용 사물인터넷통신(IoT)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 보고, 레드캡(Redcap·Reduced capability) 기술을 공통적으로 선보여 주목됐다.

레드캡은 5G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경량화한 IoT 지원 기술이다. 5G IoT 단말의 대역폭과 안테나 수를 줄여 단말 자체의 비용을 낮추고 소비전력을 절감했다. 레드캡 기술이 적용된 망은 기존 5G가 갖고 있던 연결성(Connectivity)는 물론, 저전력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CC(폐쇄형회로)TV 부문에서 해당 기술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업계는 봤다. 레드캡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CCTV로부터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기존에는 사진이나, 저화질 영상만을 볼 수 있었다.

화웨이 관계자는 관련 기술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단말에 들어갈 칩셋이 지금까진 출시되지 않았다“라면 ”올해 퀄컴을 시작으로, 레드캡 기능을 지원하는 칩셋이 나오면 관련 기술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네트워크 슬라이싱 활용' B2B 수익모델 개발 지원…"국내 상용화는 어려워"

화웨이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 서비스 시연.
화웨이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 서비스 시연.

이번 MWC에선 5G가 성숙기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외 이동통신사의 5G 투자가 위축한 가운데 상생을 위한 장비사의 고민도 엿보였다.

특히 이통사의 입장에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선보였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통해 품질 조건에 따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먼저, 화웨이는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를 태국에서 선보였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품질(QoS)을 차등화했다. 추가 비용을 낸 가입자에 한해 벚꽃축제 등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도 5G 서비스품질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크리에이터 대상의 업링크(Uplink) 전용 요금제도 소개됐다. 최근 라이브스트리밍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고품질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가능하게 하는 업링크 특화 요금제를 출시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ARPU를 높일 수 있냐가 현재 이통사업자의 고민”이라며 “이러한 고민에서 착안해 해당 서비스들을 론칭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요금제 구성 시스템도 이번 MWC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상세계에 현실 이용자의 데이터를 넣으면, 데이터에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은 패턴을 찾아 요금제를 설계해준다.

예컨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50회 이상 사용 유무나 자주 연락하는 사람의 요금제가 199위안 이상 유무 등 가입자들이 공통 패턴을 찾아내 요금제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실제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한 이통사에선 요금제 변경 비율이 1.2%에서 3.6%로 세 배 높아졌다고 화웨이 측은 강조했다.

노키아는 이통사와 이동통신망을 필요로 하는 B2B(기업) 고객을 중계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벨기에의 이통사와 앱 개발사를 연결해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예컨대 매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하는 4만9600척의 배 중 25%가 계류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앱 개발사와 이통사를 연결, 선박 원격조정 앱을 개발하도록 했다. 노키아와 이통사는 계류장과 배에 대한 데이터가 지연없이 전송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지원한다. 정박 시간이 짧아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70%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레드캡은 물론,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의 경우도 당장 국내에선 적용이 어렵다. 해당 기술들의 표준은 단독모드(SA·Stand Alone)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5G 규격은 SA와 비(非)단독모드(NSA·Non-Stand Alone)로 나뉘는데, NSA는 5G 기지국을 LTE 코어망과 연동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고객용(B2C) 서비스에서 SA를 상용화 한 곳은 KT뿐이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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