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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주문 한 번에 ‘물류센터’ 된 매장…빨라지는 퀵커머스 시계

왕진화 기자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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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과거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결)’ 활용도는 유통업계에서 눈에 띄지 않았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던 습관이 소비자 몸에 밴 탓에, 업계 활용도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는 유통 과정에 변화를 주고 O2O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O2O 기술이 도입되면서 두드러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약해진 것이다. 예컨대 과거엔 오프라인 상점이 고객을 모으려면 TV나 신문에 광고를 내거나 전단지를 뿌려야 했다. 이제는 초개인화된 서비스로 각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알아서 전달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단순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 역할까지 맡을 수 있도록 성장시킨 O2O 서비스는 최근 온·오프라인 각각의 경계마저 허물며 퀵커머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신선식품부터 화장품, 생활용품까지 당일배송이나 익일배송으로 주문 한 번에 빠르게 받을 수 있다.

[ⓒ푸디스트]
[ⓒ푸디스트]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매장에서 배송해주는 푸디스트 ‘굿모닝배송’=신선도가 생명인 식품은 어느 영역보다도 유통 과정이 중요하다. 기업간거래(B2B) 식자재 유통업체인 푸디스트는 오프라인으로는 직영매장인 ‘식자재왕 도매마트’ 16개점을, 온라인으로는 ‘e왕마트’를 운영하며 O2O 서비스인 굿모닝배송을 선보이고 있다.

굿모닝배송은 ‘식자재왕 도매마트의 O2O 서비스’를 표방하며 지난 2021년 식음사업자를 대상으로 론칭한 서비스다. e왕마트 앱 및 웹페이지에서 주문하면 배송지 인근 식자재왕 도매마트 매장에서 실제 진열 중인 상품을 카트에 담고 포장해 낮 시간대에 2~6회 배송한다. 즉, 매장을 물류센터로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야간 시간대다. 낮 시간대 배송은 매장 인근 지역을 위해 배송하는 반면, 야간 시간대는 굿모닝배송을 위해 할애된다. 굿모닝배송은 2022년 첫 선을 보인 e왕마트의 새벽배송 서비스로, 기존 배송권역이 아니더라도 수도권이면 오전 9시 이전에 식자재를 배송받을 수 있다.

유휴 자원을 활용해 야간 시간대의 매장을 온전히 물류배송거점으로 활용하고 새벽배송을 준비하면서 인프라 활용의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광역센터이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RFC(Regional Fulfillment Center)’ 역시 매장과 함께 굿모닝배송을 위한 야간 시간대 물류센터 역할을 담당한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e왕마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84% 증가했다.

[ⓒ올리브영]
[ⓒ올리브영]

◆올리브영 ‘오늘드림’으로 3시간 만에 받는 화장품=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는 2018년 시작된 O2O 서비스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의 온라인몰 및 모바일 주문 건을 3시간 이내에 배송해준다. 전국 1300여개 매장을 거점 물류센터로 활용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대표 사례다.

상품을 보여주거나 판매하는 일반적인 매장의 역할 외에 ‘물류센터’ 역할을 매장에 맡겨 배송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역으로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받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다가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온·오프라인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오늘드림 픽업’은 매장에 방문해 온라인 주문 제품을 직접 수령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오늘드림 픽업 후 매장에서 다른 상품을 추가 구매한 ‘연계 매출’이 전년 대비 20% 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00억원의 매출을 찍은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들 중 절반은 중소 K뷰티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오늘드림 등 이곳이 가진 채널 경쟁력에 힘입어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꼽았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생활용품 익일배송해주는 다이소=전국민 중 한 번이라도 다녀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다이소 생활용품은 곳곳의 쓰임새가 많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물품을 받아 빨리 사용할 수 있다면 고민은 해결된다.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12월 오픈마켓인 ‘다이소몰’과 매장 기반의 ‘샵 다이소몰’을 통합 개편했다. 통합 다이소몰을 통해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하는 익일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다. 매장 재고 확인, 신상품 확인 등의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소 매장은 총 1519개로, 지난 2020년 1339개 대비 3년 만에 13.4% 증가했다. 다이소 역시 매장을 십분 활용해 온라인 시장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1월 다이소몰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1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대규모 물류 인프라 구축에 자체적으로도 힘을 쏟고 있다. 오직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서다. 안성, 용인, 부산 등 3개 물류센터 외에도 세종시, 양주시에 물류센터를 건립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다이소는 2026년 말까지 약 3500억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허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물류센터는 경기 남부와 충청권 다이소 매장의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2025년 건립이 목표인 양주 허브센터도 있다. 다이소는 지속적으로 물류 역량을 강화해 오프라인에서의 호실적을 온라인으로도 이식하겠다는 포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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