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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배달앱 진출...기업형 슈퍼마켓(SSM), ‘퀵커머스’ 속도전

이안나 기자
사진=배달의민족 티저 영상 갈무리
사진=배달의민족 티저 영상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편의점과 이커머스 경쟁에 치여 고전을 면치 못했던 근거리 쇼핑 채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다시 매출 반등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주요 SSM 올해 상반기 매출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자,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온라인 접점을 늘려 ‘즉시배송(퀵커머스)’를 활성화하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다음날인 29일부터 배달의민족 내 ‘배민스토어’에입점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민스토어는 2021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입점 브랜드 배달주문 서비스로, 편의점부터 서점, 디지털스토어 등 브랜드사들 상품을 판매한다. 배민스토어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주문 배달은 홈플러스가 직접 맡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21년부터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80개점으로 시작해 내년 2월까지 180개점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네이버 장보기’에도 입점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다양한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고 있다. 국내 1위 포털에 이어 이번 배달앱 1위 플랫폼까지 진출한 셈이다.

홈플러스 측은 “1시간 즉시 배송 서비스는 자체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네이버 장보기 이용하는 분들에 이어 배민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며 “서비스 경험 확대를 위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GS더프레시 역시 G 포털과 배달앱을 이용해 퀵커머스 서비스 접점을 확대했다. GS더프레시는 지난달 네이버 장보기 채널에 입점했다. 오전 10시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보다 한 시간 늦은 오후 11시까지 주문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한다. 배송 가능 지역은 연계 매장별 반경 2.5km 내외다.

GS리테일 측은 “네이버 장보기 입점을 통해 GS더프레시는 퀵커머스 매출을 현 수준 대비 50% 이상 끌어 올리는 한편 GS더프레시 가맹점 경영주 추가 수익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GS리테일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GS리테일

GS리테일이 앞서 2021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 주목적 중 하나도 퀵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지난해 5월 요기요가 출시한 요마트에서 식료품·생필품 등을 주문하면 전국 GS더프레시 매장에서 1시간 내 즉시 배송해준다. GS더프레시는 요마트, 우리동네마트, 네이버 장보기 입점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일평균 매출이 전년대비 110%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온라인 배송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온라인 신속 배송 서비스 브랜드 ‘e마이’을 출시했다. 네이버가 퀵커머스 동맹군으로 여러 SSM과 협력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네이버 장보기 입점을 준비 중이다.

SSM이 잇달아 자체 앱에 이어 포털·배달앱까지 진출하는 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쇼핑하는 고객군을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특히 SSM은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전국에 위치한 매장을 활용해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즉 O4O 전략을 통해 즉시배송이라는 차별점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SSM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만이다. 분기별로 보면 올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5,6%로,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SM 매출은 2020년 4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역신장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6% 성장하며 역신장 기조를 끊었지만, 올해 1분기(-1.1%) 다시 감소했다. 이번 2분기 최고치 성장률을 기록하자, 유통업계선 이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근거리 배송망을 적극 활용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커머스 업계 최근 경향 중 하나가 점점 배송이 빨라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미래형 서비스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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