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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재할당대가, 정부가 부르는게 값? “산정방식 검토 필요”

강소현 기자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2024년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한 ‘스펙트럼포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2024년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한 ‘스펙트럼포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주파수 재할당과 관련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가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방식이 일관적이지 않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한국전파진흥협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자파학회가 공동 주관한 '2024년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스펙트럼포럼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당장 이동통신 3사는 3G와 롱텀에볼루션(LTE) 용도 주파수 재할당을 앞뒀다. 주파수 재할당은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대한 이용권을 다시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3G·LTE 용도 주파수의 이용기간은 오는 2026년까지다.

현행법상 재할당 대가는, 경쟁 수요가 없는 경우 예상되는 매출액과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정부가’ 할당대가를 산정해 할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파법 시행령 내 규정된 별표3를 통해 ‘예상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납부금’과 ‘실제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납부금’의 합산액을 주파수 할당대가로 정의하고 있다.

다만, 할당대상 주파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용도의 주파수가 할당된 적이 있는 경우 ▲기존 주파수 할당대가 ▲주파수의 특성 및 대역폭 ▲ 이용기간·용도 및 기술방식 ▲ 수요전망 등을 고려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산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재할당 대가 산정에서 정부에 재량권이 주어지는 만큼 변동이 크다.

실제 역대 재할당 사례를 살펴보면 그 기준이 상이하다. 과거 경매사례가 존재하는 2016년과 2021년의 산정방식도 다르다. 2016년은 전파법 시행령 ‘별표3’에 따른 단위가격과 과거 경매 낙찰가의 단위가격의 ‘평균값’이 적용된 반면, 2021년은 과거 경매대가를 기준으로 5G 기지국 투자 조건 할인이 적용됐다.

현재 국내 주파수 재할당대가 수준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송 실장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재할당에는 경쟁적 수요가 존재하지 않고 신규 할당되는 주파수에 비해 경제적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정부는 재할당 할당에 대해 구분을 두고 있지 않다.

특히 미국과 스페인의 경우 재할당대가 없이 주파수 이용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송철 실장은 “대가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낮아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했다”라며 “해외 주요국의 재할당 정책 사례를 통해 합리적인 대가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6G에 대비한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제시됐다. 에너지 효율은 높이되, 품질은 유지하는 방향의 네트워크 구축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네트워크 품질평가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에릭슨엘지 박병성 디렉터는 "단순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닌 통신품질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기본 전제가 있어야한다"라며 "통신 품질에 대한 재정의도 필요하겠다. 지금은 전송 속도 중심으로 정의하는데 전송속도는 높은데 오히려 소비자 만족도는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전파진흥기본계획에서 '이동통신 기지국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 도입에 대한 내용도 담겼는데, 단순히 소모 전력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이 고려될 필요가 있겠다"가 덧붙였다.

주파수 대역을 기술방식의 차이로 구분했던 5G와 달리, 6G 시대에선 용도에 따라 대역을 구분하면서 구축 관점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단독모드(SA·Stand Alone)를 통한 엑세스 기술 연결 옵션의 최소화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5G 규격은 SA와 비(非)단독모드(NSA·Non-Stand Alone)로 나뉘는데, NSA는 5G 기지국을 LTE 코어망과 연동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국내의 경우는 KT를 제외한 모든 이통사가 NSA를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병성 디렉터는 현재 NSA 방식에선, ▲4G ▲4G+5G(NSA) ▲5G(SA) ▲4G+6G ▲4G+5G+6G ▲5G+6G ▲6G 등 기술 운용상 파편화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 진화 관점에서 6G 성능을 제공하고 파편화를 막기 위해 6G 초기부터 SA 방식으로 전환해 엑세스 기술 연결 옵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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