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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원금'으로 옮겨간 LGU+표 요금약정 차등 지급 정책 [IT클로즈업]

채성오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휴대폰 판매점. [ⓒ 디지털데일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휴대폰 판매점.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LG유플러스가 요금약정 가입 기간(6개월·24개월)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번호이동으로 전환지원금을 받는 가입자에 대해 유지했던 정책을 공시지원금에 적용한 점이 이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최근 '식스 플랜(6개월)'과 '베이직 플랜(24개월)' 요금약정 정책에 따라 일부 기기의 공시지원금 규모를 다르게 지급하고 있다.

◆식스·베이직 플랜, 뭐가 다른데?

베이직 플랜은 요금제 약정 기간을 24개월(약 730일)간 유지하는 조건이며, 식스 플랜의 경우 요금제 약정 기간을 6개월(약 180일)간 유지하는 정책이다. 쉽게 말해 요금제에 따른 유지 기간의 차이를 구분한 것인데, 요금제 변동에 따라 차액금을 정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월 10만원 요금제를 베이직 플랜으로 가입한 이용자가 유지 기간인 24개월 내 하위 요금제로 변경하면 관련 지원금의 차액이 다음달 반환금으로 청구되는 방식이다. 반대로 약정 기간 내 기존 요금제보다 상위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지원금 차액을 다음달 청구 요금에서 선납처리 하는 등의 요금할인이 지원된다.

LG유플러스의 '식스 플랜' 정책.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LG유플러스의 '식스 플랜' 정책.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식스 플랜은 약정 기간(약 180일) 내 하위 요금제로 변경하면 베이직 플랜처럼 반환금이 청구되지만, 상위 요금제 가입 시에는 차액 정산금에 대한 추가 지급이 없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요금 약정 정책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아이폰15프로 모델에 한해서다. 이는 지난 16일부터 시행된 전환지원금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전환지원금 시행일인 지난 16일 당시 아이폰15프로 모델에 한해 베이직 플랜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전환지원금(당시 1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전환지원금을 대폭 상향하면서 해당 지원금에 뒀던 차등 지급 정책을 공시지원금에 적용했다.

전환지원금은 식스 플랜·베이직 플랜 구분없이 동일한 규모로 지급하는 대신 공시지원금에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꾀한 것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27일 기준 현재, 베이직 플랜으로 가입하는 아이폰15프로의 공시지원금을 55만원으로 책정한 반면 식스 플랜 가입자에 대해서는 동일 기기에 4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로 가입했던 고객이 상위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베이직 플랜이 유리할 수 있다"며 "가입자의 이용 패턴에 따라 식스 플랜과 베이직 플랜의 활용도도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본질은 수익성 확대?…SKT·KT "검토 안 해"

일부 휴대폰 대리점·판매점 입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 요금제 약정 기간에 따른 정책으로 인해 공시지원금 관련 반환·추가 정산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함에도 최근 정책이 바뀐 만큼 이를 숙지하지 못한 유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기별 공시지원금 안내 사항. 아이폰15프로 모델에 한해 '요금제 24개월 유지' 조건이 붙어 있다.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기별 공시지원금 안내 사항. 아이폰15프로 모델에 한해 '요금제 24개월 유지' 조건이 붙어 있다.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서도 아이폰15프로 모델 관련 공시지원금만 '요금제 24개월 유지'라고 표기하는 것 외에는 별도 안내가 없어 이용자가 사전에 이를 알아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장기 고객 확보 및 수익성 확대를 위해 공시지원금에 해당 정책을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15프로 모델 외에 다른 기기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늘 것이라는 계산이 뒷받침됐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의 APRU는 전년 대비 13.5% 감소한 2만5195원이다.

LG유플러스가 요금제 약정 기간에 따른 공시지원금 차등 지급 정책을 시행한 만큼, SK텔레콤과 KT도 관련 정책을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 측은 "현재 관련 정책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식스 플랜·베이직 플랜 정책이 LTE 요금제 시절부터 지속돼 온 LG유플러스의 내부 정책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썬 SK텔레콤과 KT는 비슷한 정책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공시지원금 차등 지급 정책은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이 없다"면서도 "다만, 홈페이지 안내 등 소비자나 판매점에서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UI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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