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일문일답] "통신사 곤혹스럽다지만"…과기정통부, 경쟁활성화 정책 고수한 이유는

채성오 기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오른쪽)과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오른쪽)과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통신 시장 경쟁활성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전 시장 경쟁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통신사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시장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경쟁활성화를 통한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강도현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AI(인공지능)·통신·방송·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현안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경쟁활성화 정책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시키는 정책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AI 분야에서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보안·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기업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정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강도현 2차관과의 일문일답.

Q. 현장에서 청취한 통신사·제조사의 전환지원금 애로사항이 있다면?

A: 통신 사업자의 여러 가지 노력에 대해서는 저희 부서와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 통신사 및 정부 입장은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데 그런 부분이 현재 결과물로 나와 있는 상태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 경쟁이 보다 가속화되기를 희망한다. 다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좀 곤혹스럽다 이야기를 하시는 경우가 있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원칙 하에 시장이 고착화되는 것보다는 경쟁 활성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게 저희 생각이다. 시장 경쟁이 활성화 돼 그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길 희망한다.

Q. 지난주 방통위와 정책협의회를 가동했는데 현 시점에서 단통법 관련 사안이 화두인 것 같다. 최근 논의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A: 협의체를 만들고 핫라인을 구축해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과 수시로 상의하고 있다.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회 설득 부분에서 방통위와 같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현재 미디어융합위원회에서 했던 여러 가지 제도 개선 사항이 발표됐는데 방통위 소관 업무와 연관성도 있어 그런 부분에서 협조를 구했다.

Q. 과기정통부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을 거론했었는데 지금은 쏙 들어간 느낌이다.

A: 전기통신사업법의 전면 개정은 굉장히 공격적인 저희의 의견이었다. 다만, 이 부분이 모법 수준에 있는 규제의 가장 기본법인데 이걸 건드려서 과연 우리가 원하는 만큼 변화된 플랫폼·통신의 시대를 다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다. 실행 문제를 어떻게 봐야 될 것이냐 하는 것 때문에 1차적인 자료들은 만들어져 있는 단계이지만 어떻게 집행하고 실행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중이다. 모법이다보니 기존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발전기본법 등이 포함된 영역도 같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법 체계의 일관성 측면에서 다시 한 번 봐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었는데 그런 부분을 살려서 진행했으면 좋겠다.

Q. 스테이지엑스와 로밍대가 논의가 있었는지?

A: 제4이통 얘기를 하셨는데 그 부분에선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신규 사업자는 주파수 금액 납부, 주주명부 문제, 대금 납입, 법인 설립 절차가 남았고 현재 정부는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주파수 라이센스가 나가는 시점이 5월 4일로 돼 있는데 (스테이지엑스가 법인 설립을 하는 시기가 동일해) 관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로밍도 그 방법이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제4이통) 기업이 새롭게 서비스를 하면서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시킬 수는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Q. 제4 이통통신 관련 5G 28㎓ 주파수를 활용하려면 해당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 애플 등 제조사와 구체적으로 협의중인 내용이 있나?

A: 28㎓ 단말기 문제는 제조사와 협의중인데 관련 단말기는 필요하다고 보고 그것에 대한 지원을 해나갈 예정이다.

Q. 스타링크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나?

A: 스타링크 분야는 조금 더 살피고 있다. 아주 오랜 기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조금 더 내부적으로 면밀히 살펴야 될 분야를 찾고 있는 중이며 일정한 논의를 해나가는 단계다.

A.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 주파수 대역에 전파 강도 기술 기준을 분석하는 일부 작업이 남아있다. 기술적 검증 단계가 완료되는 단계인 만큼 길지 않은 시간 내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Q. 지난해 서울대학교 공익법제처와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논의 후 입장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정리됐나?

A: 망 이용대가는 우리 기준 뿐만 아니라 국제적 기준에서 변화가 있는 만큼 관련 부분을 들여다 보고 있고 기업 동향도 같이 살펴보는 단계다.

Q. 방통위가 올해 업무계획으로 ISP와 CP간 망 사용료 가이드라인을 들여다보겠다고 발표했는데, 과기정통부에서도 구체적으로 준비중인 것이 있는지?

A: 망 사용료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연장선상에서 말씀드리면 일정한 연구들을 쭉 진행을 했던 부분이다. 관련 특성과 내용들에 대해 우리가 먼저 해나가는 분야와 국제적인 계약 문제의 범위에 있어 어느 부분이 더 실효성을 가질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

Q. 방발기금에 OTT나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도 기여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논의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기금문제는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공적 기금을 안정적으로 빌릴 수 있는 상황이라 재원을 다변화하고 구조조정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신규 징수하는 분야는 내부적인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론 '과연 그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방송업계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그런 분야의 부담금을 높이는 것이 맞느냐 라고 하면 솔직히 조금은 생각해 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싶다.

Q. ICT 기금이 지난해 말 3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기금 마련에 대한 해결 방안이 있나?

A: 2020년 이후 다양한 디지털 전환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기금 운영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재정이 악화되면서 일정 수준의 차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금에서 하던 업무들을 일반 회계 부분으로 수용해서 차입 비중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출 구조조정 문제다. 비R&D 사업이 많은데 급하게 지출 구조조정을 하면 연속 선상으로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기에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재원을 다양화시키는 한편 일정 분야 기금의 지출 구조조정을 조금 더 해 나갈 예정이다. 기금 확보 변수로 거론되는 주파수 할당 부분은 2026년 재할당 문제는 보고 있지만 신규 주파수는 기존 발표한 스펙트럼 플랜 일환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스펙트럼 플랜 최종안은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과기정통부, 방통위, 개인정보위 등 세 부처가 AI 주도권을 두고 경쟁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A: 주도권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각 부처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을 같이 하는데 있어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 최근 이슈 중 하나가 방통위에서 이용자 보호법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인데 현재 AI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저희 입장에서는 방통위와 협의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게 중요하다. AI의 여러 가지 역기능에 대해서 보호해야 될 법도 필요하지만 AI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처와의 협의로 다른 대안도 찾아볼 수 있지 않겠나.

Q.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거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논의중인 것이 있는지?

A: 조특법 관련 사안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아주 공격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저희가 AI와 전략 기술에 대한 것은 계속적으로 혁신본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부분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 필요하면 계속적으로 협의해 가겠다.

Q.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계획이 조금씩 수정되는 것 같은데 100% 전환은 어느 시점에 가능한지?

A: 민간 클라우드와 공공 클라우드 분야는 정의가 다르다. 공공 클라우드 전환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논의하고 있다.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 제도를 통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Q. SaaS 기업 사이에서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갱신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나오는데 관련 제도를 없애거나 파격적으로 감면할 계획이 있나?

A: 인증 제도를 만들면 통과해야 시장에 들어오게 되는 구조다. 그러면 제도를 만든 곳에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기업들은 계속 기다리는 실정이다. 이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기업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CSAP 뿐만 아니라 나머지 보안·소프트웨어 문제도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희 입장에서 (바로) 안을 만들수도 있지만 인증기관 애로사항이 있으니 의견 청취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발표하겠다.

Q. 올해 안에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과제가 있다면?

A: 우선 2차관실에서 주도한 법안들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 단통법 폐지는 관계 부처 협의도 있고 정부 방침이니 통과 됐으면 좋겠고 많이 다뤄지진 않았지만 소프트웨어진흥법도 마찬가지로 국회 문턱을 넘길 바란다.

AI법도 일정 분야와 내용을 떠나 관련 법적 틀을 만든다는 입장에서 통과되길 바라본다. AI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각자의 이해에 따라 AI 거버넌스를 만들고 주도권을 끌고 가려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다음달 진행하는 AI 안전성 정상회의를 통해 진행되는 내용이 국제연합(UN)을 통해 이뤄지고 그 안에 대한민국이 있기를 희망한다.

통신 분야에서는 일정한 경쟁이 담보되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절대적인 양과 내용을 떠나 국내 통신 시장에 다양한 경쟁이 이뤄져 보다 많은 투자와 네트워크 중요성이 강조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보안이나 사이버 안전 분야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